매출줄고 호출플랫폼 수수료 늘고
“할증시간이라도 늘려달라” 아우성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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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일보 박정환 기자] 지역 택시기사들의 삶이 팍팍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감소와 호출 플랫폼 수수료 부담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택시기사들은 야간할증 등의 조치가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택시기사를 그만두는 이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전국 택시기사 수는 24만 1080명으로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되기 전인 2019년 12월 말 26만 7189명 대비 약 2만 6000명이 감소했다. 특히 법인택시 기사 수는 10만 2320명에서 7만 6391명으로 약 2만 6000명 줄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고 승객 수요가 갈수록 급감하고 있다는 점도 택시기사들의 매출 저하를 가속하는 요인이다.

개인택시기사 이풍모(53·대전 서구) 씨는 “대유행이 반복될 때마다 하루 매출이 들쑥날쑥했다. 낮 시간대라고 해도 소비 자체가 위축되다보니 택시를 이용하는 손님이 급격히 줄었다. 역전 등 택시 정류장에서 기다린다 해도 여간 급하지 않은 이상 택시 대신 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코로나19와 함께 ‘공룡’ 호출 플랫폼들의 택시시장 점유율이 늘어나고 있고 호출 수수료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도 택시업계를 위축시키고 있다. 특히 카카오T 가맹 비중이 높은 법인택시들이 거대 플랫폼으로 인한 피해를 토로하고 있다.

카카오T블루를 이용하는 택시사업자는 KM솔루션과 5년간 월매출의 20%를 지급하는 ‘가맹계약’을 맺는 것과 별개로 카카오모빌리티와도 3개월 단위 광고료·정보이용료 관련 ‘제휴계약’을 맺어야 하는 등 ‘대기업의 횡포’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지역 사업자에게 부담을 안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성태 대전법인택시조합 이사장은 “카카오T의 과도한 수수료 부과와 LPG가격 급등에 따른 원가부담만 급증한 상황이다. 더욱이 최근 시에서 내놓은 지역 콜서비스에서도 소외됐다는 점도 법인택시업계에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 같다. 코로나19로 인한 매출 저하로 일을 그만두는 기사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사업체 입장에선 큰일”이라고 말했다.

택시업계는 할증 시간연장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영업시간제한 조치에 발맞춰 할증시간도 탄력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김광업 대전동부모범운전자협회장은 “지금 시국에 택시비를 조정하는 건 사실상 무리가 있기에 할증시간 조정 등 부수적인 부분에 대해서라도 유연한 대책이 마련돼야 할 것 같다. 통상 야간 수요가 매출의 대다수를 차지한다. 거리두기로 9시 이후 손님 자체가 줄어든 게 사실이지만 그나마 남은 야간 수요라도 잡았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박정환 기자 pjh@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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