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러미 딘의 ‘스무살의 심리학’

틀에 박힌 사고에 치중한다면 이미 연구된 학문 등에 대해 쉽게 깨우치고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창의적인 생각이 뒷받침 되는 영역에 들어서면 길을 못 찾는 어린아이 마냥 헤맬 수밖에 없다. 스무살 이전까지 단순히 암기 위주 공부에 익숙했기에 많은 이들이 제갈 길을 찾지 못하는 어려움을 겪는다. 생각이 많은 학생 중에는 별다른 고생 없이 참신한 아이디어를 내놓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 훈련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획한다. 스무살부턴 새로운 것에 대한 접촉이 많아지므로 이후부턴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공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갖는 것이 좋다. 또한 사회적 통념에도 의문을 제기할 수 있어야 한다. ‘스무살의 심리학’ 저자인 제러미 딘은 런던 대학에서 심리학 공부를 했던 것을 기반으로 심리학을 접할수록 많은 통념이 깨진다고 전한다. 저자는 예를 들어 착한 사마리아인 이야기를 소개했다. 성경에 나오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이야기를 보면 어느 사마리아인이 예리고로 향하던 중 강도의 습격을 받아 길가에 반죽음 상태로 쓰러져 있는 유대인을 발견한다. 그 당시 사마리아인들은 유대인들에게 배척을 당하고 멸시까지 받는 종족이다. 이미 전에 그 길을 지났던 제사장이나 레위인은 곤경에 처한 유대인을 못 본 체 지나가버린다. 그러나 사마리아인은 강도에게 재물을 빼앗기고 초죽음에 처한 사람을 지나치지 않고 정성으로 도와 구해준다. 유명한 사회심리학자 존 달리와 대니얼 뱃슨은 이야기를 접한 이들이 제사장과 레위인에 대해 섣불리 판단해선 안된다는 의심을 품었다. 심리학자들은 만일 제사장과 레위인에게 급한 사정이 있었던 것은 아닌지 되묻는다. 실제로 학자들은 이와 비슷한 상황을 만들어 놓고 프린스턴 신학교 학생 67명을 대상으로 실험을 했다. 프린스턴 신학교 학생들에게 종교교육과 종교적 사명에 관한 실험이라고만 설명했다. 학생들에게 성격에 관한 설문지를 적게 한 뒤 근처 강의실에서 대화를 해야 한다고 일러 둔다. 학생이 강의실로 가는 도중 어떤 사람이 문간에 쓰러진 채 눈을 감고 기침을 심하게 하는 사람을 발견하게 된다. 이야기로 치면 그 유대인 이다. 실험에 참가한 신학생들은 과연 쓰러져 있던 사람에게 어떠한 반응을 보였을까. 어딘가 병이 났거나 삶에 지쳐 쓰러진 사람을 그냥 지나칠 지 혹은 걸음을 멈추고 도와주는 학생이 많았을까. 학자들은 참가자 마다 바쁜 정도를 3가지로 달리했다. 매우 급한 부류와 보통정도, 그리고 급하지 않은 조건이 형성됐고 실험결과는 ▲시간적 여유가 있었던 참가자들 : 63% ▲중간 정도로 서둘렀던 사람들 : 45% ▲매우 급했던 사람들 : 10% 순서로 나타났다. 즉 행동을 보면 그 사람의 됨됨이를 알 수 있다는 속담은 100% 진리는 아니다. 행동을 통해 사람의 성격을 지리짐작 했다가는 큰코다칠 수 있다. 행동이 그 사람의 성격보다는 그 사람이 처한 처지에 대한 이야기를 더 많이 들려줄 때가 분명히 있는 것이다. 다른 통념을 보면 미신은 믿어선 안된다고 말한다. 하지만 한 실험을 통해 미신이 어떤 행위에 대한 결과의 수행력을 높여주는 것으로 조사됐다. 실험참가자들은 `LUCKY`라는 글이 쓰인 골프공으로 퍼팅을 할 때와 아무런 글자도 쓰여 있지 않은 공으로 골프를 칠 때 성공률이 달랐다. 역시 `LUCKY`라는 글자가 쓰인 공으로 퍼팅을 할 때 성공률이 더 높게 나타났다.골프 선수 타이거 우즈가 마지막 라운드에는 꼭 빨간 셔츠를 입는 것도 그에게는 어떤 힘이 될 수 있다는 증거다. 이름에 대해서도 사람 행동의 여러 측면을 볼 수 있다. 서양에서 프로야구 선수들의 성적표를 분석한 실험을 보면 성이나 이름의 이니셜이 K인 선수들이 삼진아웃을 더 많이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야구에서 스트라이크 아웃은 K로 표시된다. 이렇듯 이 책에는 스무살의 젊은이들이 세상을 보는 눈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이 많다. 모든 글이 심리실험을 근거로 해 이해하기 쉽다. 여가 시간을 보내는 방법과 같은 사소한 결정뿐만 아니라 인간관계 같이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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