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부터 루이비통 지갑 등 경품까지
“취지 벗어나고 은행 건전성 침해” 지적

 금융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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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일보 김미진 기자] 정부 장려금과 비과세 혜택 등을 합쳐 9%대 금리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청년희망적금' 미리보기 신청 건수가 5영업일 만에 50만 건을 넘어선 가운데 시중은행들의 고가 상품 프로모션이 도마 위에 올랐다. 상품 취지와는 달리 은행 간 과열 경쟁이 벌어지면서 일각에선 금융당국의 제재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청년희망적금은 지난해 총급여 3600만 원 이하인 만 18~34세가 대상이다. 만기는 2년, 가입신청은 오는 21일부터다. 만기까지 납입하는 경우 시중이자에 더해 저축장려금이 추가 지원되며 매월 50만 원 한도 내에서 자유롭게 납입할 수 있다.

저축장려금은 1년차 납입액의 2%, 2년차 납입액의 4%만큼 지원된다. 매월 50만 원씩 2년간 납입하는 경우 최대 36만 원의 저축장려금이 지원되는 형태다. 여기에 이자소득에 대한 이자소득세(세율 14%), 농어촌특별세(세율 1.4%)는 과세되지 않는다.

판매사인 11개 은행 모두 기본금리는 5%로 같지만 우대금리가 0.5~1.0%포인트로 상이하다. 지난 15일 기준 금리는 KB국민·신한·농협이 1.0%포인트로 가장 높고 기업은행이 0.9%포인트, 하나·우리은행이 0.7%포인트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리 9.31%짜리 일반적금에 가입해 매월 50만 원씩 2년간 총 1200만 원을 납입했을 때 이자는 116만 4000원이지만, 이자소득세 17만 9000원을 빼고 나면 만기시 손에 쥐는 금액이 1298만 5000원이다. 청년희망적금 하나면 이보다 더 나은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청년희망적금에 대한 관심은 이미 뜨겁지만 MZ세대 고객 유치를 위해 은행들은 명품지갑과 현금까지 경품으로 내걸며 과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이에 우려 목소리가 상당하다.

또다른 은행 관계자는 "가입 고객을 대상으로 루이비통 카드지갑부터 시작해서 몇 십만 원의 현금까지 내걸고 있다. 배보다 배꼽이 더 큰 상황”이라며 “영업도 좋지만 건전성도 문제고 유치 경쟁이 도가 지나치다. 정부는 이에 대해 ‘그러지 말라’고 말만 할 뿐이라 점점 악화되고 있다. 비용도 점점 배로 늘어나고 정부의 확실한 제재가 필요할 수준”이라고 훈수했다.

지난해 11월에도 마이데이터 사업 시행을 앞두고 일부 은행들이 제네시스 차량을 경품으로 내걸어 금융위원회의 주의를 받은 바 있다. 일부 금융권 관계자들은 정부 예산이 들어간 만큼 해당 상품과 은행 내부적인 건전성이 확보돼야 하기 때문에 이 같은 과열 경쟁을 막기 위해 금융당국은 물론 서민금융진흥원 등 관련 감독기관이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으는 중이다.

김미진 기자 kmj0044@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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