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우크라이나 전쟁 임박에 원유난 가시화
스태그플레이션 진입시 경기회복 장기화

[금강일보 정은한 기자] 배럴당 90달러 선을 뛰어넘은 국제유가가 100달러까지 치솟을 조짐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이 임박해 원유 수급난이 가시화돼서다. 국제유가로 인한 소비자물가 상승이 자칫 스태그플레이션을 불러올 경우 충청경제 회복세가 더뎌질 수밖에 없다.
국내 원유 수입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중동 두바이유는 지난 22일 기준 91.90달러에 거래됐다. 미국 서부텍사스유(WTI)도 배럴당 91.91달러, 영국 북해산 브렌트유는 96.84달러까지 오름세를 보였다. 국제유가가 90달러선을 찍은 것은 2014년 10월 이후 처음이다. 그럼에도 상승세는 꺾이지 않을 전망이다. 22일 미국 뉴욕상업거래소에서 거래된 3월물 서부텍사스유가 장중 한때 배럴당 96.00달러에 거래된 데다가 런던 ICE 거래소에서는 4월물 브렌트유가 배럴당 99.44달러를 찍었기 때문이다. 이는 천연가스와 원유 수출국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사실상 침공 개시함에 따라 원유 공급은 줄고 수요가 많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또 러시아에 대한 서구권의 경제 제재가 계획된 점도 국제유가를 상승시키고 있다.
대외변수 탓에 충청권 물가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 지난 1월 전국 소비자물가는 104.7포인트(전년동월대비 3.6%)를 보인 가운데 같은 달 대전은 104.55, 세종 104.96, 충남 105.06포인트로 집계됐다. 전국 평균보다 엇비슷하거나 높다고 할 수 있다. 공업제품, 농축수산물, 전기·가스·수도, 서비스 전 부문에서 전년 동월 대비 2.0~6.3% 올랐다.
대전의 한 경제학 교수는 “현재 미국을 중심으로 한 각국은 기준금리 인상 등의 통화 긴축을 통해 원자잿값 인상 폭을 조절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통화 긴축으로도 해결할 수 없는 것은 공급 병목이다”라며 “만약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의 전쟁이 서구권과의 대결로 치닫을 경우 원유 공급난에 따른 원자잿값 인상이 펼쳐질 수밖에 없다. 그러면 통화 긴축은 소비 침체라는 부작용만 남긴 채 전세계적인 스태그플레이션이 앞당겨질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충청권 경제는 충남을 중심으로 한 수출제조업체들이 외화를 벌여들여 이들을 뒷받침하는 대전·세종지역의 서비스업에 분배됨으로써 경기 회복을 이뤄낸다. 물론 마지막 보류는 있다. 21.7%에 달하는 대전 자영업계가 고용을 흡수하면 된다. 하지만 이들조차 오랜 영업제한으로 움츠러든 상황이어서 러시아발 원유 사태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지친 충청경제의 회복 속도를 끌어내릴 수 있다는 게 지역 경제학계의 중론이다.
정은한 기자 padeuk@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