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제재로 원자재 대체운항거리 길어진 영향
철광·석탄·곡물 등 원자잿값 상승으로 영업이익↓

[금강일보 정은한 기자] 산유국이자 천연가스 부국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국제유가가 고공행진하는 가운데 건화물선(이하 벌크선) 운임까지 급격히 상승하고 있다. 원자재 수입가 오름세로 인한 충청권 중소기업의 영업이익 하락이 불가피하다.

벌크선은 철광석·석탄·곡물 등의 원자재를 주로 운송한다. 이에 대한 운임 동향을 보여주는 발틱운임지수(BDI)는 14일 기준 2718p로 지난 1월 26일 올해 최저치인 1296p를 기록한 이래로 두 달새 2배 넘게 뛰었다.

해운업계에서는 벌크선을 이용해 러시아에서 원유·천연가스와 우크라이나에서 곡물을 수입해 오던 유럽이 운항 거리가 긴 호주·콜롬비아 등으로 수급을 다변화함에 따라 벌크선 운임이 급상승했다고 분석했다.

다행히 컨테이너선 화물운임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월 7일 5109.60p로 고점을 찍은 이래로 지난 11일 4625.06p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러시아와 서구권의 긴장관계로 인해 컨테이너운임이 언제 오름세를 보이지 예상할 수 없다는 변수가 남아있다.

또 국내 최대 컨테이너 선사인 HMM 역시 지난 3일 러시아행 화물 노선 3곳 중 샹트페테르부르크행 서비스 예약을 일시 중지한 데 이어 보스토치니·블라디보스토크 노선 2곳에 대한 예약을 중단한 것도 중소기업에 악영향이다. 각종 부자재와 장비 등의 특수화물에 대한 공급난과 가격 인상이 유발되기 때문이다. 이미 국제유가가 배럴당 110달러선을 오가고 있어 물류비용에 따른 원부자재 및 장비 원가 부담이 더욱 크게 느껴진다.

문제는 러시아와 동맹국 벨라루스, 침략 피해국인 우크라이나와의 충청권 수출·입 산업지도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는 데 있다. 물론 러시아는 한국 수출액의 1.6%, 수입액 2.8%만 차지하는 데다가 국내 중소기업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수출 규모도 2.8%, 0.3% 수준이라서 섣부른 위기감은 과도할 수 있다.

하지만 충청권 중소기업의 일부 경영난이 연쇄 타격을 줄 수 있어 철저한 대비는 필수다. 다행인 건 충청권 중기청 3곳, 중진곳 5곳, 중기중앙회 2곳서 ‘우크라이나 사태 피해접수센터’를 설치해 긴급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것이다.

대전 중소기업 관계자는 “직접적인 수출입 업체든 아니든 업계 인맥을 통해서 영업이익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며 “다만 업체의 정보력으로는 한계가 있어 중기부 주도의 세부적인 피해정보 공유가 필요하다. 더불어 국제유가와 해운운임 상승으로 인한 원가 상승 부담이 낮춰지도록 대기업 납품단가 반영을 위한 상생 중재도 절실하다”고 요청했다.

한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은 장기화될 조짐이다. 강도 높게 침공할 시 민간인 피해가 커질 것을 러시아가 염려하고 있고 미국을 비롯한 서구권도 참전보다는 경제제재를 통해 마무리하려는 전략적 대치가 펼쳐져서다. 장기적인 대비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정은한 기자 padeuk@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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