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주 충남도농업기술원 딸기연구소장

[금강일보] 예부터 육묘는 ‘절반농사’라 할 만큼 농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여겨졌다. 우리나라의 본격적인 육묘산업은 1990년대 시설원예 작목을 중심으로 한 공정육묘를 통해 상업적인 생산체계를 갖추면서 시작하였다.
1997년 20개에 불과하던 육묘업체는 국립종자원 기준 2020년 2207개, 시장규모 약 4000억 원으로 급성장하였다. 충남은 전체 127개 육묘업체 중 화훼 32개, 식량 51개이고 채소가 60%인 127개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채소류는 육묘업체로부터 생산된 묘를 구입해 이용하는 농가의 비중이 높은 편인데 특히 토마토, 수박, 오이, 가지 등 과재류는 구입모종의 사용 비중이 60~70%에 달한다.
그러나 딸기 육묘산업의 현황은 이와는 매우 다르다. 자가육묘로 생산되는 딸기묘의 80%가 품종 고유의 순도가 떨어지고 탄저병, 시들음병, 바이러스 등의 발생으로 생산성과 품질이 떨어진다. 일부 업체를 제외하고 영세하고 비전문적인 육묘업체들이 품질이 떨어지는 불량묘를 판매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10개월 이상 긴 육묘기간이 필요한 딸기육묘과정으로 인한 비용부담에 더해 생산비용이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지만 딸기묘 가격은 10여 년간 횡보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불량묘, 감염묘 유통과 이로 인한 피해 및 분쟁이 매년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딸기연구소에서는 1996년부터 조직배양묘를 생산하여 매년 약 8만주의 우량묘를 도내 시군센터 및 원묘증식시설 등에 보급하여 왔고 이것은 다시 증식되어 재배농가에서 사용하는 약 4500만 주의 정식묘가 된다.
이러한 양질의 정식묘는 자가육묘에 비해 초세가 좋고, 꽃대가 균일하며 뿌리 발달과 과일 형태가 좋았다. 생산 수량도 16% 이상 증가하여 농가에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하지만 조직배양묘에 의한 우량묘 보급은 충남 재배농가의 20%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종자산업법은 딸기가 영양체 번식작물이라는 이유로 육묘업 등록 대상에서 제외하였고 전문적 육묘관리에 필수적인 종자관리사 채용에 대해 고추, 토마토, 오이, 참외, 수박 등 일부 작물에 한정함으로써 딸기 육묘산업이 정책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도 딸기산업의 생산액이 1조 3000억 원에 달하는 최대 규모의 채소작물로 성장했고 로열티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고 종자주권을 확보하여 국산품종의 점유율이 97.7%를 차지하게 되었다. 재배법 등 개발로 생산량이 증가했고, 수출은 6300만 달러로 증가하였다.
지금 우리나라 농업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딸기산업의 지속발전을 위한 최대 급선무는 육묘산업의 육성이다. 무엇보다 우량묘를 생산·보급하는 전문육묘업체에 대한 확실한 기술지원과 투자가 필요하다.
전문육묘업체는 육묘과정에서의 병해충 및 생리장애에 대한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기술지원을 통해 우량묘를 생산할 수 있어야 하고, 재배농가는 이를 안정적으로 구입할 수 있어야 한다. 이와 같은 과제를 단기간에 해결할 수는 없겠지만 향후 육묘와 재배의 분업화와 전문화를 위한 체계적인 노력을 통해 딸기산업 발전과 수출확대를 위한 확고한 기반을 조성할 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