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으로 줄어든 독감 백신 접종
면역 떨어진 올 하반기 유행 가능성
“10~11월 백신 맞는 게 가장 좋아”

[금강일보 김미진 기자] 오미크론 확산세가 잦아들면서 방역지침 완화 정책이 속도를 내고 있는 가운데 코로나19에 뒷전으로 밀려났던 인플루엔자, '독감' 감염 위험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계속되는 대유행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모든 관심이 쏠리다보니 독감 예방 접종 건수가 급격히 하락함에 따라 인플루엔자에 대한 집단 면역 수준이 떨어졌을 거란 예상에서다. 해외에서는 코로나19와 독감에 동시 감염된 '플루로나' 사례가 등장하고 있어 국내에서도 '트윈데믹'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의료계에 따르면 위드 코로나 체계 전환이 확실시되는 올 하반기에 트윈데믹이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간에도 트윈데믹 우려가 있었지만 새로운 변이 등장에 따라 거리두기 재시행 등 방역지침이 강화되면서 독감 유행이 심각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고 한다.
대전 A 병원 관계자는 “코로나19 변이가 6개월 단위로 지속적으로 나왔는데 그때마다 방역을 강화해 독감 유행이 비교적 심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코로나19가 계속될 것이 분명한데 그걸 감안하고서라도 일상으로의 회복을 꾀하겠다는 차기 정부의 의지를 고려하면 마스크 이외 지침을 다시 살리기란 어려울 거다. 그럼 독감 유행을 저지할 다른 요소가 없을 것”이라고 의견을 내놨다.
또 다른 병원 관계자 역시 우려를 표한다. 그는 “코로나19에 따른 2년간의 인플루엔자 공백기가 생긴 거라고 생각하면 된다. 유행이 없다는 게 곧 자연감염도 없다는 거고 여기에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률도 평년보다 매우 떨어져 있는 상태라 집단 면역 수준이 굉장히 낮다. 가을에 트윈데믹이 일어날 가능성이 그만큼 큰 것”이라고 소견을 밝혔다.
인플루엔자는 단일 감염질환 중 가장 큰 질병부담을 가지고 있는 질환으로 꼽힌다. 특히 고령자와 만성질환자에서 합병증, 입원, 사망 위험이 증가할 수 있어 예방접종이 매우 중요한 질병이다. 코로나19 대유행 전 국내에서는 매년 2900명이 인플루엔자로 인해 초과사망했다. 결핵이나 HIV 감염보다 질병부담이 큰 데다 5세 미만 소아나 65세 이상 고령자, 만성질환자 등에서는 폐렴 등 합병증 동반으로 인해 사망 위험이 증가하는만큼 현 상황에서는 인플루엔자 백신 접종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는 게 의료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A 병원 관계자는 “인플루엔자 백신 효과는 10~70%까지 차이가 발생할 수 있어 전략적으로 맞는 게 중요하다”며 “효능을 극대화 시키기 위해선 접종 시기가 너무 일러도 안 된다. 보통 6개월 정도까지 면역력이 유지되고 그 이후로는 급격하게 효과가 떨어진다. 10월~11월 사이 접종을 해야 유행기간 동안 안전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조언했다.
김미진 기자 kmj0044@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