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 모델 겸 배우 미즈하라 키코가 일본 연예계 미투 폭로 이후 쏟아진 악성 댓글에 고통을 호소했다.
최근 일본 영화계는 성폭력 피해에 대한 폭로가 이어지고 있다. 일본 유명 감독 겸 배우 사카키 히데오에게 성폭력 피해를 입었다는 한 여성의 폭로에 이어 일본 영화계 거장으로 불리는 소노 시온 감독도 작품 출연을 빌미로 성관계를 강요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미즈하라 키코가 출연한 넷플릭스 영화 ‘라이드 오어 다이’ 프로듀서도 성폭력 가해자로 지목을 당했다.
이와 관련해 키코는 일본 매체 주간문춘과의 인터뷰를 통해 "연예계에서는 비슷한 일이 계속 존재했고 저도 남성감독으로부터 성희롱적 발언을 들은 적이 많다"고 피해를 고백했다.
키코는 “이 작품에 출연하면서 ‘인티머시 코디네이터(Intimacy Coordinator)’ 도입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인티머시 코디네이터’는 배우가 신체적 접촉이나 노출 등의 장면을 촬영할 때 촬영 환경이나 배우 상태를 면밀히 파악하고 지원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촬영 중 배우가 성적 불쾌함을 느끼거나 성희롱 등의 범죄가 일어나지 않도록 방지한다.
그는 “하지만 이 인티머시 코디네이터에 대해 프로듀서는 이해하려고 하지 않았다”며 “업계에서는 벗고 연기하는 것이 훌륭한 배우라고 생각하는 암묵적 강요가 존재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러나 일부 네티즌들은 이 같은 발언을 두고 관심을 끌기 위해 ‘미투’에 동참한 것이라며 키코를 공격했고, 혼혈임을 비하하는 등의 성폭력 피해 폭로와 관련 없는 악성 댓글도 쏟아졌다.

미즈하라 키코는 인터뷰 이후 지난 13일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에서 악플에 신경 쓰지 않으려 하지만 “이번 기사에 관해서는 제가 실제로 겪은 일이고, 싸워온 것이기 때문에 확실히 말하려고 했다”고 털어놨다.
이어 자신이 “솔직하게 생각하거나 경험했던 것을 말하면 ‘절반은 한국인이니까’라는 비난과 ‘또 이 사람이야?’라는 말을 항상 듣는다”면서 “연예인으로서 (남들에게) 드러나는 일을 하는 한 그런 말을 듣는 것이 어쩔 수 없다는 것을 알면서도 몹시 상처받는다”며 “부탁한다”고 말하며 눈물을 보였다.
미국인 아버지와 재일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키코는 일본에서 모델 겸 배우로 활동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