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강일보 신익규 기자] 최근 들어 복합적인 사회 문제가 한 데 어우러지면서 ‘혼족’을 택하는 1인 가구의 비율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역대급 전염병인 코로나19 창궐에 따라 지역민들의 네트워크도 단절되면서 홀로 사는 1인 가구에 대한 소통 단절로 귀결되고 있다. 이는 결국 1인 가구의 우울증 증가와 사회 참여 기회 축소 등을 야기시키면서 이제는 필히 해결해야 할 사회적 문제로 남게 됐다. 1인 가구의 활발한 사회 참여라는 숙제가 지역 사회에 주어지게 된 건데 이를 해소하기 위해 대전청년하우스가 나섰다. 홀로서기를 택한 청년들의 주거 복지 걱정을 덜어줌과 동시에 단절된 사회 속 네트워크 형성을 적극 도와 이웃과 공존할 수 있는 지역사회 조성에 힘쓰는 박소진(27) 대전청년하우스 매니저를 만나봤다.

◆ ‘백점만점’ 대전청년하우스
지난 2020년 문을 연 대전청년하우스는 지역 청년들만을 위한 맞춤형 주거 공간으로 장차 사회를 이끌어나갈 청년의 주거 안정과 청년문화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다. 특히 자취를 시작하는 청년들은 나날이 뛰고 있는 원룸 비용으로 골머리를 앓곤 하는데 대전청년하우스에서는 저렴한 보증금과 임대료로 청년들의 비용 걱정을 말끔히 해결하고 있다.
“종종 일부 원룸에는 책상이나 의자 등의 시설을 제공하지 않아 일일히 구입해야 하는 번거로움도 있지만 대전청년하우스는 책상과 의자는 물론 TV와 신발장, 냉장고, 침대, 옷장 등 기본적인 가구를 골고루 갖추고 있어 입주 청년들의 부담도 적은 편이죠. 게다가 운동을 할 수 있는 GX룸과 소통 공간인 미팅룸, 취식을 즐길 수 있는 스낵바와 같은 부대 시설을 운영 중이고 무인택배실과 무인편의점을 통해 입주민들께서 다양한 복지를 누리고 있어요. 이밖에도 대전청년하우스에는 다양한 형태의 청년 근로자들이 둥지를 틀고 있는데 근로자의 주거 수준 향상을 최우선으로 각양각색의 행사도 함께 운영하고 있습니다.”

◆ 청년 1인 가구, 이젠 사회적 문제로
대전청년하우스의 가장 큰 강점은 다른 곳에 있다. 단순한 원룸살이는 당장 처한 청년 1인 가구의 주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몰라도 결국 1인 가구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해 사회 구성원들과의 소통 단절을 유발한다. 나날히 함께하는 공동체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사회적 흐름 속에서 자취방에 거주하고 있는 수많은 청년들과의 단절은 결국 공동체의 규모 축소로 이어진다.
“지난해 기준 대전 지역의 1인 가구 비중은 36.3%로 전국에서 가장 높은 편에 속합니다. 대전뿐만 아니라 충북과 충남도 각각 34.8%와 34.2%로 충청권 전체 1인 가구 비중이 상당히 높습니다. 결국 자취방에 홀로 거주하는 청년들도 그만큼 많다는 이야기인데 이는 곧 청년들의 저조한 지역 활동으로 연결되죠.”
이제는 1인 가구의 증가로 청년 고독사와 청년 고립생이라는 단어까지 등장하고 있다. 청년 고독사 등의 문제는 단순한 1인 가구 증가뿐만 아니라 사회와 단절된 청년들이 늘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결국 사람은 절대로 혼자 살 수 없어요. 혼자만의 시간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같은 사회집단 속에 자리잡고 있어야만 소속감을 느끼고 그곳에서 유대감과 만족감을 느끼게 됩니다. 홀로 서 있는 청년들이 건강한 사회 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한다는 건데 이는 대전청년하우스에서 입주민들끼리 유기적인 공동체적 유대감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죠. 대전청년하우스는 많은 수의 청년, 그것도 1인 청년 가구들이 거주하고 있다는 점을 적극 활용하고 있어요. 사회에는 같은 공간에서 엇비슷한 세대가 함께 공존하는 곳을 쉽게 찾아볼 수 없는데 대전청년하우스에는 다양한 직종에 근무하고 있는 1인 가구 청년들이 다수 거주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만큼 청년 네트워킹을 형성할 수 있는 최적의 공간이라는 뜻이에요.”
물론 대전청년하우스가 이루고자 하는 1인 가구의 공동체 형성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코로나19와 시설 노후 등으로 인한 문제가 닥쳐 대전청년하우스의 목표와 비전을 난처하게 만들기도 했다.
“코로나19로 다양한 활동이 힘들기도 했고 시간이 지나면서 시설이 고장나거나 노후화되는 문제를 겪기도 했으나 소통으로 이를 극복했어요. 대전청년하우스를 지속 후원하는 시와 함께 꾸준한 소통을 가졌고 대전청년하우스에서도 입주민들로 구성된 입주자자치위원회를 통해 청년들의 의견을 전달했죠. 또한 대전청년하우스의 종사자들 대부분도 입주민들과 마찬가지로 MZ세대의 청년들로 이뤄져 있는 만큼 청년 네트워크 형성에 그 누구보다 남다른 관심을 갖고 있어 문제 해결에 있어 더욱 적극적인 태도로 임했던것 같아요.”
◆ 이웃과 함께하는 청년하우스
다양한 노력이 결실이 맺은 덕분일까.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대전청년하우스는 지난해 비누 만들기와 마크라메 만들기 등 실생활에 사용할 수 있는 제품들을 원데이클래스를 통해 만들고 인근 주민들과 함께 체험하는 장을 만들며 청년들의 사회 활동 참여를 적극 장려했다. 또한 입주민과 협업을 통해 사진 전시를 개최하는 등 입주민의 특색있는 장점을 활용한 프로그램도 운영하며 함께할 수 있는 즐거움을 알렸다.
“지난해 이처럼 많은 활동을 펼쳤었지만 이는 시작에 불과해요. 코로나19로 인해 외부 활동이나 단체 활동에 많은 지약이 있었던 만큼 올해는 더욱 획기적이고 즐기며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준비해 입주민들에게 지역 사회 활동의 참맛을 알려주기 위해 노력 중입니다. 이번달에는 제로웨이스트를 주제로 야외에서 실시하는 플로깅을 진행하고 이외에도 대전청년하우스의 빈 공간을 활용해 나만의 도시 텃밭을 가꾸는 프로그램도 실시할 예정이에요. 또 전문 강사와 함께하는 샴푸 바 만들기와 인근 지역민들과 함께하는 플리마켓도 개최할 계획입니다.”
직접 대전청년하우스에 거주하며 근무하고 있는 박 매니저는 청년들에게 대전청년하우스의 입주를 적극 권장한다.
“제가 거주하고 있는 만큼 일반 자취방에 비해 대전청년하우스는 명확한 차별성을 지니고 있어요. 우선 일반 자취방과는 비교할 수도 없는 저렴한 보증금과 월세를 갖추고 있는데 여기에 다양한 부대 시설까지 함께 조성돼 있죠. 여성 분들의 경우엔 주거 보완 환경을 중요시 여기는데 이곳에선 입주민 카드나 지문 인식 등을 활용해 외부인 출입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어요. 그렇다고 입주민들에게 외부인 외박을 비허용하고 있을 정도로 꽉 막힌 공간인 것도 아니에요. 주 1회 1박에 한해 외부인 숙박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또 신세계백화점이나 엑스포시민광장 등도 모두 도보로 15분 이내에 자리 잡고 있어 바쁜 일상 속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는 지리적 강점도 지니고 있죠. 지역 청년만을 위한 맞춤형 공간으로 꾸며진 대전청년하우스에서 편안한 주거 생활을 즐김과 동시에 다양한 인적 교류까지 챙기게 된다면 그 누구라도 꿀잼 대전 생활을 맛보게 될 것이라고 자신해요.”
글=신익규 기자 sig260@ggilbo.com
사진=함형서 기자 foodwork23@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