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옥 사유담협동조합 이사

한국에서 홍차를 접하는 일은 별로 없습니다. 가끔 장거리 비행을 하면 비행기 안에서 ‘커피 or 티(차)’ 라고 하면서 서빙을 해줄 때 커피는 마셨으니까 티(차)를 주문하면서 접하게 되죠. 하지만 그 쓴 맛에 당황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그럼 그렇게 쓴 홍차를 왜 영국사람들은 즐기는 걸까요? 분명 좋기 때문입니다. 차도 분명 맛이 있을겁니다.

차를 맛있게 드시려면 우리는 방식을 알아야 합니다. 첫 번째는 물입니다. 보통 차 하시는 분들이 삼다수를 즐겨 사용합니다. 우리나라 물이 연수에 가깝고 유럽은 경수에 가까운데 둘다 장·단점은 있지만 연수쪽으로 치우친 경수가 최고라고 말합니다. 녹차는 연수 홍차는 경수라는 말이 있던데 꼭 그렇지 않습니다. 입맛의 개인차가 크기 때문입니다.

떫은 맛을 홍차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고 부드러운것이 홍차의 본연의 맛이라고 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그래서 연수와 경수 사이의 어디쯤에서 가장 수려한 물을 찾는데 어렵다면 수돗물을 쓰시면 됩니다. 과격하게 따라서 산소가 충분히 들어가게 해야 합니다.

두 번째는 물 끓이기 입니다. 물을 박력있게 받았다면 팔팔 끓입니다. 작은 기포가 동전만한 크기로 가기 직전에 불을 끄면 약 98도가 됩니다. 끓자마자 차에 붓습니다. 보통 3g이면 300을 넣으면됩니다.

세 번째는 우리는 시간입니다. 이것이 가장 중요할 겁니다. 3분을 우리는데 그 이상 우려내면 쓴맛이 강해집니다. 원형티팟에 물을 박력있게 부어주면 찻잎이 춤을 춥니다. 그래서 점핑(jumping)한다고 말합니다.

3분이 지나고 차망에 걸러 따뜻하게 데운 티팟에 넣으면 됩니다. 미세한 가루도 싫다면 천으로 덮고 걸러내기도 합니다. 차망이 없다면 티백을 사용하는 것도 괜찮은데요. 맛은 홀립(잎차)이 월등합니다.

잔에 미리 뜨거운 물을 부어두는 걸 잊지마세요. 조금 복잡한가요? 이렇게 내리면 기막힌 85도 정도의 차가 향기롭게 내 앞에 도착합니다.
정리해 드리겠습니다.

1. 홀립 또는 티백차 준비
2. 차 3g
3. 수돗물100도로 끓이기
4. 300㎜ 넣어서 3분 우리기
5. 티팟, 잔 데우기
6. 거르기
7. 마시기

어쩌면 복잡하지만 나를 위한 홍차 시간을 가져보세요. 그 순간만큼은 행복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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