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동 충남농업기술원 친환경농업과 토양환경팀장

최근 환경문제가 주요 관심사가 되면서 농업 분야에서도 환경에 대한 부담을 적게 주면서 생산성 향상과 고품질 농산물을 안정 생산하는 지속가능농업을 육성하고 있다. 과거 생산성 향상을 위한 집약적 농업과 농약·비료 등 고투입 농법을 추구한 결과, 지금에 와서는 토양중 양분의 과다로 염류집적이 발생하고 양분 균형이 깨지면서 토양의 퇴화까지 진행되고 있다. 과다한 양분 투입은 환경오염을 비롯한 생태계의 보전과 건전한 토양을 해치고 토양의 완충능력을 초과해 양분 불균형을 초래했다. 이로 인해 각종 생리장해는 물론 병해가 발생하기 좋은 환경이 조성돼 생산성 저하와 안전 농산물 생산의 제약요인이 되고 있다. 때문에 지속가능한 농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토양검정 결과를 바탕으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토양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

정부는 토양환경개선을 위해 1992년부터 토양개량제를 지원하고 경작지 토양환경 조사, 농업용수 수질조사, 비료 사용 실태조사 등과 함께 유기질비료 지원, 맞춤형비료 지원 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은 1999년부터 작물 종류에 따라 적정 비료 사용량을 제시한 작물별 비료사용 처방전을 발간했고 2001년부터는 토양환경정보시스템인 ‘흙토람’을 구축해 서비스하는 등 생산성 유지와 환경보존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속가능농업을 위해서는 농경지 양분의 적정범위 기준, 농경지 토지이용별 pH, 유기물, 유효인산, 치환성양이온 등의 적정관리 기준을 설정해 관리해야 한다. 2016년부터 5년간 충남 15개 시군의 농경지 3만 5959점을 분석한 결과, 논 토양의 65.1%가 유기물 기준에 미달했고 밭, 과수원, 시설재배의 대부분 토양도 유효인산과 치환성양이온이 과다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기물 함량이 낮은 농경지는 유기물 증진 대책이 요구된다. 규산질비료, 퇴비, 유기질비료가 더 공급되고 녹비작물이 재배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으로 녹비작물 종자대 지원이나 퇴비 및 유기질비료의 확대 공급을 우선적으로 실시해야 한다. 시설재배 토양의 양분 과다집적은 양분의 외부 유출이 적은 시설재배지에 퇴비와 비료를 관행적인 과다 사용한 때문으로 보인다. 비료 사용량을 줄이고 과잉 양분을 적정범위 수준으로 낮추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농경지 관리의 가장 기본은 토양의 물리·화학·생물학성 관리이며 주기적인 토양검사와 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이를 개선해야 한다. 충남농업기술원과 시·군농업기술센터는 비료 사용량을 줄이고 과잉의 양분을 적정범위 수준으로 낮출 수 있도록 토양 분석과 검정을 통해 토양의 양분상태를 진단하고 시비량을 처방해 주고 있다.

토양 물리성은 고상(무기물과 유기물), 액상(수분), 기상(토양속 공기), 용적밀도가 50:25:25 비율로 유지돼야 한다. 토양입자의 틈새를 차지하는 액상과 기상의 비율을 떨어뜨리는 잦은 경운, 화학비료에 의존한 작물 재배로 인한 유기물 부족은 토양의 산소, 수분 및 양분 등 이동 통로를 불량하게 하는 요인이 된다. 토양 화학성은 토양검정을 통한 적정 양분 공급으로 염류집적을 방지하고 퇴비 등 완숙된 유기물을 공급해 토양 완충능력을 유지하는 것이다. 생물학적 관리는 체계적인 윤작과 피복작물의 이용으로 작물에 유익한 다양한 토양미생물 서식처를 제공하는 것이다.

건전한 토양환경 개선은 단기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토양은 수분과 양분을 공급해 작물이 잘 자라게 하며 각종 오염물질을 완화하는 완충 역할과 식생의 분포를 결정하는 요인이 된다. 건강한 먹거리 생산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기 위해서는 체계적인 토양관리를 통해 지속가능한 농업환경을 조성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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