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빠와 함께하는 전국 젓갈요리 경연대회]

향토음식+가족애 '화려한 외출' … “참가 자체로 완벽한 소풍”
최우수상 조성규 씨·홍석민 군 명란삼각김밥과 조개젓미역국

 

“생김새와 맛은 제각각이어도 엄마아빠와 함께해서 좋아요.”
“우리 아이에게 잊지 못할 기억을 선물한 것 같아 기쁩니다.”

세계적인 관심을 받는 강경젓갈축제와 함께 강경을 찾은 이들에게 따뜻함과 가족사랑 온기를 전달하는 행사가 개최됐다. 바로 엄마아빠와 함께하는 젓갈요리경연대회다. 젓갈을 이용해 다양한 음식을 만들어 경합하는 이 대회는 충남 논산 강경지역의 특산물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젓갈’ 하면 통상 우리는 밥반찬을 떠올린다. 우리나라 반찬을 재료로 햄버거와 치킨 등을 만든다는 새로운 발상이 매력적으로 다가오는 대회라는 평이다.

엄빠와 함께하는 전국 젓갈요리 경연대회 참가자들이 실력을 발휘해 젓갈요리를 만들고 있다.
엄빠와 함께하는 전국 젓갈요리 경연대회 참가자들이 실력을 발휘해 젓갈요리를 만들고 있다.

15일 오후 1시 강경젓갈축제가 성황리에 열린 강경젓갈공원에는 많은 인파가 몰렸다. 다채로운 행사를 통해 젓갈축제 분위기와 즐거움을 한껏 북돋는 무대가 끝난 뒤 부모님과 아이가 함께 젓갈을 이용해 독창적인 음식을 만들어내는 '엄빠와 함께하는 전국젓갈요리 경연대회'가 막을 올렸다. 본격적인 대회 시작에 앞서 전국에서 찾아 온 다양한 가족들이 각자 준비해 온 재료를 준비하고, 요리 제작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었다. 참가팀들이 마련한 재료는 대회에 앞서 미리 지원된 논산지역상품권을 이용, 지역 농산물을 구매하는 방식으로 마련됐다.

이날 대회에 도전장을 던진 가족은 모두 18개 팀. 요리경연대회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각 참가팀 아이들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재료손질을 돕거나 자신들이 만들 음식 레시피를 기억하기 위해 다시금 순서를 되뇌이고 있었다. 이를 돕는 엄마아빠들의 분주한 움직임이 대회 시작 전 긴장감을 끌어올렸다. 오후 2시가 되자 요리대회가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대회시작과 동시에 각 팀들은 자신들만의 개성이 듬뿍 담긴 조리 방법을 이용해 음식을 만들어내고 자신의 아이들이 요리하는 데 있어 막힘이 없도록 도왔다.

15일 젓갈요리경연대회에 참여한 장용진(오른쪽) 씨와 아들 준서 군. 박정환 기자
15일 젓갈요리경연대회에 참여한 장용진(오른쪽) 씨와 아들 준서 군. 박정환 기자

초등학생 아들, 아내와 함께 대회에 참여한 장용진(35·충남 아산) 씨는 “평소 지역신문을 애독하는데 금강일보를 보고 대회에 참여하게 됐다”면서 “아들에게 잊지 못할 추억을 남겨주기 위해 연차를 냈다. 등수에 상관없이 온가족이 함께한다는 것에서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며 "우리팀은 닭고기를 명란젓에 염지해 튀기는 치킨을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아들 준서(9) 군은 “아빠가 닭을 손질하면 제가 고기에 명란젓을 묻히려고요. 대회에 나와서 요리를 한다는 게 조금 떨리는 게 사실이에요. 하지만 엄마아빠가 옆에 있으니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라고 당차게 말했다.

어느덧 대회 시작 20분이 지난 시점, 할머니와 어머니, 아들이 요리를 하고 있는 팀을 발견했다. 멀리 전주에서 왔다는 그들은 포두부를 이용해 젓갈말이를 만들고 있었다.

장현진 군이 요리한 두부젓갈말이. 박정환 기자
장현진 군이 요리한 두부젓갈말이. 박정환 기자

전주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장 모(13) 군은 “평소 집에서 요리를 자주 하는 편인데 이번에 할머니와 엄마와 함께 요리 실력을 뽐낼 수 있게 돼 기뻐요. 저희가 만들고 있는 요리는 파프리카 등 여러 채소와 포두부, 그리고 젓갈을 사용한 두부말이예요. 완성되면 딤섬같은 모양이 나올 것 같네요. 혼자 요리를 했다면 이것저것 막히는 부분이 발생했을 것 같은데 옆에서 엄마와 할머니가 세세한 것들을 체크해주시니 수월하게 느껴지네요. 다시 한 번 두분께 감사드려요”라고 말했다.

심사위원들이 젓갈버거를 시식하고 있다. 박정환 기자
심사위원들이 젓갈버거를 시식하고 있다. 박정환 기자

요리시간이 금세 지나고 심사위원들의 맛 평가 시간. 심사위원들은 테이블을 돌며 만들어진 음식을 시식했다. 젓갈로 만들어진 음식들을 보면서 참가팀들의 참신한 요리에 신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날 심사위원으로는 파인드파인 김기민 셰프, 강지원 맛칼럼니스트, 윤금숙 논산시의원, 나경필 강경젓갈축제추진위원장이 나섰다.
나경필 위원장은 조금 상기된 얼굴로 설렘을 표현했다. “다양하고 신선한 맛을 느꼈습니다 이 대회에 참여한 모든 분들이 1등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은 분들이 가족과 추억을 쌓으시고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음식을 창조해낸 것에 대해 감명깊게 생각합니다."

15일 젓갈요리경연대회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정환 기자
15일 젓갈요리경연대회 수상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정환 기자

드디어 오후 4시 음식에 대한 점수 집계가 끝나고 긴장감 속에 시상식이 이어졌다. 수상팀이 발표될 때마다 환호성이 울려퍼졌다. 이날 최우수상엔 조성규 씨와 홍석민 군(8·충남 논산·11번팀)이 만든 명란삼각김밥과 조개젓미역국이 선정됐다. 이어 우수상엔 9번과 12번팀, 아차상은 2번팀, 밥상은 4번팀이 차지했다. 수상팀에겐 1등 50만 원, 2등 30만 원, 3등 20만 원, 아차상 10만 원 상당의 논산사랑상품권이 지급됐다.

이날 최우수상을 차지한 조성규 씨는 “생각지도 못한 상을 주셔서 감사합니다. 대회를 준비하면서 유튜브 등을 통해 요리에 대한 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이번 수상을 계기로 음식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질 것 같고 앞으로 아들과 함께 더 맛있는 음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예정입니다. 귀한 상을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논산=박정환·이상진 기자

 

15일 젓갈요리경연대회에 참여한 김동직 씨(오른쪽)가 명란핫도그를 만들고 있다. 박정환 기자
15일 젓갈요리경연대회에 참여한 김동직 씨(오른쪽)가 명란핫도그를 만들고 있다. 박정환 기자
명란핫도그 제작 모습. 박정환 기자
명란핫도그 제작 모습. 박정환 기자
완성된 명란핫도그 모습. 박정환 기자
완성된 명란핫도그 모습. 박정환 기자
장용진 씨와 장준서 군이 만든 명란젓에 염지한 치킨. 박정환 기자
장용진 씨와 장준서 군이 만든 명란젓에 염지한 치킨. 박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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