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근 식당보다 3000원 안팎 저렴
택배기사·주민 등도 학생식당으로
대학가 식당들 “이해하지만, 난감”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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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뿐만 아니라 외부인들도 ‘학생식당’으로 향하고 있다. 인근 식당보다 대학교 내 학생식당의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여전히 높은 물가에 지갑 사정이 빠듯한 학생들은 물론 택배기사를 비롯한 외부인들이 학생식당 등 구내식당에서 점심을 해결하는 모습이다.

실제로 대전지역 A 대학교 내 학생식당 메뉴 가격은 4500~6000원 선에 형성돼 있는 반면 A 대학 인근 식당의 경우 짜장면은 7000원, 국밥 8000원, 해장국과 덮밥은 각각 9000원에 달한다. 1만 원을 목전에 둔 외식 가격 때문에 학생들은 대학가 식당 대신 학생식당으로 발걸음을 돌리는 실정이다.

대전지역 대학생 박기용(26)씨는 “학교 인근 돈까스 집에서 메뉴 하나만 주문해도 8000원은 족히 넘는다”며 “지갑이 든든하지 않다 보니 배부르게라도 먹을 수 있는 학생식당을 주로 이용한다”고 말했다.

더욱이 대전지역 대부분의 대학교 학생식당은 기숙사 식당을 제외하고 외부인도 출입 가능하다. 이 같은 상황에 저렴한 가격의 학생식당을 통해 점심을 해결하려 하는 인근 주민들과 외부인들도 있는 모양새다.

대전지역 택배기사 B 씨의 경우 기름값만 달마다 최소 20만 원은 지출한다. 기름값뿐만 아니라 그 외 차량 유지비나 보험료와 물가 등을 고려했을 때 실수령액 측면에서 녹록지 않은 상황이라 학생 식당을 향하는 실정이다. 그는 “오전에 대학가 쪽으로 배달을 나오면 식비 절감차 학생 식당을 방문한다”며 “맛은 둘째 치고 가격이나 양에서 학생식당이 좋긴 하다”고 말했다.

문제는 대학가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다. 이들은 고물가·고금리와 공공요금 인상 등의 여파로 가뜩이나 힘든 상황에서 가격적 격차로 인해 일부 소비자들이 학생식당으로 선회할 수도 있지 않겠냐는 점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A 대학가 인근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김 모(48) 씨는 “학생들이야 돈 없는 거 잘 아니까 어쩔 수 없지만 인근 주민분들이나 일반 시민분들까지 학생식당으로 간다고 하면 마냥 웃을 수는 없다”며 “이런 식으로 손익 따져가며 장사하면 손해가 아닌 게 없긴 하지만 고민스럽긴 하다”고 말했다.

이재영 기자 now@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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