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사, 수필가, 여행작가

서울 경복궁 넓이만한 사방 700m가 채 되지 않는 0.44㎢(약 15만 평)에 800명이 사는 세계에서 가장 작은 독립국 바티칸은 국방은 이탈리아에 위임하고, 내부는 1506년부터 스위스 출신 용병 100여 명이 지키고 있다. 바티칸은 326년 콘스탄티누스 대제에 의하여 67년 네로 황제에 의하여 처형된 베드로의 무덤 위에 베드로 성당을 세웠는데, 바실리카 양식의 성당은 가로 137m, 세로 210m 크기였다. 예수의 열두 제자 중 하나인 베드로는 십자가에 거꾸로 매달려 처형됐는데, 그는 로마교회의 주교여서 그를 초대 로마교황이라고 한다.
그러나 1200년이 지나면서 성당이 노후화되자 교황 율리우스 2세가 개축을 결정하고, 1506년 브라만테(Bramante: 1444~1514)에게 베드로 성당의 설계를 맡기고, 내부와 장식은 당대 최고의 예술가인 피렌체 출신 다빈치(1452~1519), 미켈란젤로(1475~1564), 라파엘로(1483~1520)에게 맡겼다. 하지만, 성당의 화려함과 건축 공사비 부족에 대한 충당으로 면죄부 남발에 대한 반발로 종교개혁 파동이 벌어져서 성당은 착공한 지 120년 만인 1626년 11월 교황 우르반 8세 때에야 준공되었다. 미켈란젤로가 디자인할 때는 르네상스식이었지만, 준공될 때는 옥상 돔과 성당 정면 부분에 바로크 양식을 가미된 절충형식이 됐다.


베드로 광장(Piazza San Pietro)은 가로세로 240m×340m로서 약 30만 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형광장인데, 반달형 회랑이 에워싸고 있다. 이것은 예수가 두 팔을 벌리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으로서 ‘하느님의 사랑’을 나타내며, 도리아식 건물인 회랑은 15m 높이의 원주(圓柱) 284개가 4열로 늘어서 있다. 원주 위에는 140명의 성인과 순교자의 동상이 한 줄로 세워져 있다. 광장은 광장 한가운데에는 AD 40년 칼라굴라 황제가 이집트에서 가져온 높이 25.5m, 무게 320t에 이르는 오벨리스크가 우뚝 솟아 있는데, 광장의 반달형 회랑과 함께 오벨리스크는 ‘잠긴 문을 여는 열쇠(Ω)’의 형상으로서 베드로 성당은 곧 ‘천국으로 들어가는 열쇠를 상징하고 있다.
반달형 회랑 왼쪽에는 바티칸 우체국과 관광안내소가 있고, 오른편에 주교관 기능을 하는 성 시스티나 성당과 교황이 거처하는 바티칸 궁과 연결되어 있다. 매주 일요일이면 교황이 집무실 창문을 열고 광장에 모인 군중에게 강복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베드로 성당은 바티칸박물관과 달리 누구나 오전 7시부터 오후 5시까지 무료입장할 수 있다. 복장은 반바지에 티셔츠, 운동화 차림은 허용되지만, 노출이 심하지 않아야 한다. 또, 샌들처럼 끈으로 묶는 신발도 안 되고, 남녀 모두 모자를 벗어야 한다. 그러나 이런 규제는 베드로 성당뿐만 아니라 유럽의 모든 성당과 튀르키예의 소피아 모스크(옛 소피아성당)를 비롯한 모든 이슬람사원을 입장할 때도 마찬가지다. 또, 일반인을 위한 교황 주제의 미사 집전은 매주 수요일에 열리는데, 미사에 참석하려면 미리 홈페이지로 신청한 뒤에 베드로 광장 왼편의 매표소에서 입장권을 받아야 한다.

베드로성당에는 5개의 출입문이 있는데, 정문 계단 앞에는 성 바오로 상과 천국의 열쇠를 쥐고 있는 성 베드로 상이 있다. 성당은 입구에서 중앙 제단까지 187m, 폭 58m로 6만 명이 입장할 수 있으며, 천장은 금박으로 장식했고, 창문은 스테인드글라스로 장식되어서 화려함과 장중함을 갖췄다. 성당 양쪽에는 12개의 크고 작은 경당이 있고, 각 벽과 벽 사이에는 총 39인의 성인과 수도회 창설자의 모습이 조각되어 있다.

본당 오른쪽 첫째 기도실에는 미켈란젤로의 걸작 피에타(Pieta) 경당이 있다. 피에타는 예수가 처형된 후 십자가에서 내려진 후 성모 마리아가 무릎에 안고 있는 모습의 조각상으로서 미켈란젤로는 마리아의 품에 안긴 채 죽은 예수의 모습을 홍수에 빠져 죽은 어린이를 안고 있는 이집트 어머니의 모습에서 착상했다고 한다. 당시 사람들은 불과 24세의 미켈란젤로가 조각했다는 것을 믿지 않자, 미켈란젤로는 마리아의 왼쪽 어깨띠에 직접 자기 사인을 했다고 한다. 이것이 미켈란젤로의 작품 중 유일하게 사인이 있는 작품이다. 그 반대쪽은 성당의 성가대 경당이다.

성당 중앙의 팔각형 제단은 미켈란젤로가 만든 돔 아래에 베르니니가 만든 발다키노(Baldacchino)가 있는데, 발다키노는 우리말로 천개(天蓋)라고 하는 옥좌 덮개다. 발다키노 위에는 높이 137m의 돌출된 돔은 전기시설이 없던 당시에 360도 원형 창을 통하여 햇볕을 실내로 비치게 하는 장치로서 로마의 팡테온 신전의 방식을 응용한 것이다. 이것을 라틴어로 큐폴라(Cupola)라고 하는데, 큐폴라로 올라가면 베드로 광장은 물론 멀리 로마 시내까지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큐폴라 입장료는 7유로이고, 본당 입구 오른쪽 계단에 큐폴라로 올라가는 입구가 있다. 성당 가장 안쪽에는 1624년 교황 우르반 8세의 명령으로 베르니니가 만든 거대한 '성 베드로 의자'가 있는데, 성 베드로 의자는 베드로가 사용했다고 하는 나무 의자에 청동을 덧씌운 곳이다, 성 베드로의 제대 아래에 베드로의 묘가 있고, 베드로의 묘 앞에 꿇어앉아 있는 인물은 교황 비오 6세의 동상이다. 안쪽 상부에는 왼쪽 계단은 역대 교황들이 묻힌 지하 묘지로 갈 수 있다. <법무사, 수필가, 여행작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