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동 충남농업기술원 친환경농업과 토양환경팀장

국제사회는 지구온난화에 대응하기 위해 1992년 리우 기후변화 협약에 이어 2015년 프랑스 파리 COP21에서 신기후체제(파리협정)를 채택했다. 신기후체제는 교토의정서와 달리 모든 당사국이 온실가스 감축과 기후변화 예측·적응·대응 등을 포괄한 첫 기후 합의로 이루어졌다. 신기후체제는 모든 당사국이 온실가스를 얼마나 감축할지를 자발적으로 설정하여 지구의 평균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시대 이전 대비 2℃ 이하로 유지하는 것을 목표(1.5℃까지 제한할 수 있도록 노력)로 하였으며 협정문 서문에 ‘식량안보’ 관련 조항 삽입으로 농업 중요성도 강조하였다.

기후변화는 UN의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을 위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구온난화로 인한 농업생산 환경변화 위기감이 한층 고조되고 있다. 그동안 기후변화로 한반도는 지난 100년(1911~2010)간 평균기온이 1.8℃ 상승했고 재배적지는 기온 1℃ 상승 시마다 97㎞ 북상한 것으로 분석됐다.

기상청은 한반도 평균기온이 2000년 대비 2050년에 2℃, 2100년대에는 4.2℃가 상승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앞으로 기온이 4℃ 상승하면 해수면은 1m 상승하고 현재 추세로 온실가스가 배출되면 한반도 아열대 면적이 2020년 10.1%에서 2060년 26.6%, 2080년 62.3%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한 집중호우, 가뭄, 폭염, 한파, 대형산불 등 기상이변으로 인한 농업재해가 빈번해지고 이에 따른 농지의 유실, 농업용수 부족, 새로운 병해충 유입으로 인한 피해, 고온 피해 발생 그리고 등숙기간 부족 등으로 농업생산성은 2040년까지 최대 5%까지 감소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처럼 농업생산은 기후변화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기 때문에 급격한 기후변화의 주원인으로 지목된 온실가스 배출을 저감하기 위해 전 세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나라는 2021년 10월 2050탄소중립위원회 제2차 회의를 통해 상향된 감축목표를 설정하였다. 2030년까지 2018년 배출량 대비 40% 감축목표(NDC)를 수립하였으며 2018년 국가 총배출량은 7억 2700만 6000톤(CO2eq 기준)으로 2억 9100만 톤 감축 목표를 설정하였다. 농축수산부문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는 2018년 2400만 7000톤 대비 27.1%를 감축한 1800만톤으로 상향 설정하였다.

탄소중립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지구온난화의 원인으로 알려진 온실가스 배출량을 절대적으로 감축해야 한다. 지구 대기를 오염시켜 온실효과를 일으키는 온실가스로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수소불화탄소, 과불화탄소, 육불화황 등 6종이 알려져 있다. 이중 농업부문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는 주로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등 3종으로 농림업 에너지 부문을 제외하고 국가 온실가스 총배출량의 2.9%를 차지하고 있다.

농업부문에서의 온실가스 배출은 벼 재배(30%), 농경지토양(26%), 가축분뇨 처리(23%), 가축의 장내발효(21%) 순으로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실정이다. 따라서 농업부문에서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광합성 작용 등에 필요한 이산화탄소를 제외하고 메탄과 아산화질소 배출량을 감축하여 저탄소 농업생산구조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

온실가스 감축 실천사항으로 벼 재배 논물 관리기술에 의한 메탄 저감과 화학비료 사용 감축을 위한 최적 비료 사용, 풋거름작물 재배 등으로 아산화질소의 배출을 줄이고 축산 분뇨처리와 장내 발효에 의한 메탄과 아산화질소 저감 등이 요구되고 있다. 에너지 부문에서는 난방 에너지의 절감 기술, 재생에너지 사용과 농기계 에너지 절감을 위한 무경운, 직파재배 등 재배법 확대가 필요하며 탄소 저장기술로 농업부산물을 이용한 바이오차(바이오숯) 개발과 보급을 통해 토양에 탄소를 저장, 격리하여 온실가스를 농업분야에서도 감축하는 사업의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탄소중립 실천은 지구온난화 이전의 과거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활동으로 인하여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제거, 흡수 등의 관리로 상쇄시켜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것이다. 농업생산 활동이 활발해질수록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온실가스의 저감, 제거, 상쇄, 저장, 흡수, 격리를 위한 합리적인 기술을 실천하면서 농업생산성을 도모하는 방안이 탄소중립 실천기술의 핵심인 것이다.

정부에서는 탄소중립 정책실현을 위한 제도화로 체계적인 사업을 추진해야 하고 생산자는 저탄소농산물 생산을 위해 저탄소 농업기술 실천과 농업에너지 절감을 위해 힘써야 한다. 소비자는 환경친화적 농산물에 대한 의식변화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 우리 모두가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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