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I로부터 실시간 위험지역 분석기술
이전받아 재난시 대피 제공 서비스 선봬
중구와 안전대피소 루트 제공 협약 맺어
B2C로 사업 영역 확대 위해 연구소 설립

코로나19의 엔데믹으로 경기가 좋아질 줄 알았지만 상황은 더 나빠지고 있다. 감염병만 끝나면 일자리가 많이 늘어날 것 같았으나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이 때문에 특히 청년층이 큰 타격을 받고 있다. 그래선지 경제활동도 안 하고 특별히 하는 일 없이 그냥 쉰다는 청년이 50만 명에 육박한다는 통계도 있다.

경기 침체로 고용 사정이 악화하면서 청년을 더 위축시키는 것 아니냔 우려마저 나오는 현실이다. 청년이 일자리를 찾아 수도권으로 향하는 게 작금의 시류다. 청년층의 이탈은 지역의 경쟁력까지 나쁘게 만드는 사안이다.

정말도 대전엔 일자리가 없는 걸까. 그렇지 않다. 대전에도 기술력만으로는 대기업 못지않게 강점을 가진 기업들이 많다. 이런 기업은 계속해서 무기를 갈고 닦으며 세계로 뻗어나갈 준비를 하고 있다. 이들에게 필요한 건 오직 인력이다. 청년을 위해 문을 열어두고 있는 진흙 속에 진주 같은 대전의 기업들을 만나보자.

데이터가 가진 범용성은 무궁무진하다. 그러나 대부분 기업은 데이터를 수익적인 목적에서만 사용한다. 기업이 가진 사회적책임에 대해선 쉽게 고개를 돌린다. 그러나 데이터를 공익적인 목적으로 활용하고 이를 통해 수익 제고에 나선 기업이 있다. 대전 유성구 대학로 99 산학연교육연구관 903호에 들어선 라미랩㈜이다. 라미랩은 기업의 사회적책임을 업으로 삼아 무궁무진한 데이터를 통해 안전에 대한 정보를 취합하고 분석해 안전 솔루션을 제공한다.

◆데이터로 안전을 추구하다

인터넷이 개발되고 상용화됐을 때 우리는 정보의 바다에 뛰어들 수 있었다. 전세계에서 쏟아지는 데이터는 누구든지 사용할 수가 있었던 데다 수용자가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자연스럽게 이를 활용한 신산업은 무궁무진했다. 그래서 데이터를 어떻게 사용하는가가 중요했다. 그래서 라미랩의 슬로건은 ‘누구나 가상공간에서 데이터를 펼쳐놓고 분석한다’다. 라미랩은 슈퍼컴퓨터 시뮬레이션을 통해 3차원 가상공간에서 침수와 지진 등의 재난 정보를 시각화하는 회사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는 데이터를 안전과 접목했다.

인터넷 사용자 모두가 소통하며 재난 대응이 가능한 개인화된 지도 분석 서비스인 ‘안전대피로 솔루션’이 주력 사업이다. 범정부용 ‘재난의사결정지원 솔루션’도 개발해 재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안전은 슬프게도 지난해 발생한 이태원참사를 계기로 중요성이 두드러진 만큼 이들의 사업은 전국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단순히 남들이 하지 않는 산업에 뛰어들어서 이목을 집중시키는 건 아니다.

초기 중견기업·중소기업·소상공인·예비창업자를 위해 데이터를 구매·가공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데이터바우처 지원사업 판매 공급기업으로 선정되는 등 기술력도 입증됐다. 공공데이터인 행정안전부 도로명주소와 국토교통부 ITS 표준노드링크 데이터를 이용해 재난·재해 시 가장 가까운 대피소로 대피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경로찾기 알고리즘 적용이 가능한 도로명주소 노드링크 데이터’가 대표적이다. 길찾기 알고리듬에 맞게 가공했다.

◆뛰어난 기술력에도 부족한 인력

라미랩의 대표적인 사업인 실시간 예측정보로 위험지역을 분석할 수 있는 기술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으로부터 이전받아 권리를 확보했다. 이를 통해 3차원 GIS 기반 환경에서 지진·침수·미세먼지 등 온갖 재난·재해 정보를 관리할 수 있다. 이를 통해 3D GIS 기반의 재난의사결정 솔루션과 안전대피로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으며 최근엔 대전 중구, 중부경찰서 등과 침수·지진·화재 등 재난 상황 발생 시 공공데이터를 활용한 안전대피소·대피로, 심장제세동기(AED) 위치, 안심지킴이(여성·아동) 등으로 가는 최적의 경로를 실시간 제공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업무협약도 맺었다.

아직은 스타트업에 가까워 B2G 사업 영역을 넓혀 가지만 KISTI와 연구소기업 설립을 추진 중으로 장기적으론 B2C 서비스로 확대하는 비전도 갖고 있다. 이러한 성과로 지난해 대전시로부터 유망중소기업으로 선정됐을 정도로 기술력과 성장성을 인정받았다. 이처럼 뛰어난 기술력을 입증하며 사업영역을 늘려가고 있지만 라미랩은 여느 지역의 기업처럼 인력 구성에 많이 고민하고 있다.

박병용 대표가 라미랩을 설립할 때 공통의 목적을 위한 인력을 꾸리는 데 어려움이 적잖았던 만큼 인력의 중요성을 알고 있어서다. 단순히 인력의 스펙이 중요한 게 아니라 하나의 ‘크루’를 구성했을 때 잘 어우러질 수 있는 능력이 더 중요하다고 믿는 이유다.

박 대표는 “라미랩은 계속해서 성장 중이고 앞으로의 모습이 더 기대되는 기업이라 자부할 수 있다. 다만 비수도권 기업이 겪는 인력난은 정말 대응하기 힘들다. 지역에도 성장가능성이 큰 기업이 많다는 걸 지역 청년이 많이 알아줬으면 한다. 라미랩은 지역인재를 늘 환영한다. 라미랩 혼자가 아닌 지역청년과 함께 커가는 기업이고 싶다”라고 말했다.

김현호 기자 khh0303@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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