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폭염에 소상공인들 전기요금 걱정
“덜 써도 더 나오니…” 두려운 고지서

#. 유성구에서 PC방을 4년째 운영하는 A(38) 씨는 날이 더워지면 더워질수록 근심이 커진다. 가뜩이나 넓은 매장에 에어컨을 내내 틀고 있기엔 추후 받아볼 고지서 폭탄이 두려워서다.
그는 “새롭게 찾아오는 손님들은 많지 않은데 그나마 남아 있는 손님들 때문에 에어컨을 끄기도 어렵다. 온도를 조금만 높여도 금세 온도를 낮춰달라고 한다”라고 하소연했다.
소상공인의 전기요금 걱정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한전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수차례 오른 전기요금 때문이다. 영업에 영향을 미칠까 냉방기기를 끄기도 어렵다.
지난해 여름철(7~8월) 평균 전기요금은 29만 6640원. 그러나 지속적으로 인상이 이뤄지면서 올해 평균 전기요금은 34만 8040원으로 예측된다. 추정치긴 하지만 소상공인의 전기요금 부담이 지난해보다 20% 가까이 증가할 수 있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소상공인의 전기요금에 대한 부담감이 커진 이유는 전기요금 인상이다. 전기요금은 인상 행진은 올 3분기 들어서야 멈췄는데 이는 올 2분기까지는 오르기만 했다는 의미다.
특히 소상공인에게 주로 적용되는 전기요금인 일반용(갑)저압은 지난해 여름 이래로 세 차례에 걸쳐 ㎾h당 28.5원 올랐다. 여기에 코로나19 유행이 끝나면서 가게 등에서 전력 사용량이 늘어났고 전국적으로 폭염특보가 내려지는 상황까지 겹쳐 소상공인의 한숨은 절로 나오는 실정이다.
서구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B(55) 씨는 “지난해보다 덜 쓰려고 노력했는데 요금은 10만 원 더 나온 것 같다. 요즘은 날도 계속 덥고 하니 실내온도를 26~28도로 설정하면 손님이 더워하는 게 눈에 보인다. 그렇다고 최저온도에 가깝게 설정하자니 내달 고지서가 두렵다”라고 토로했다.
결국 정부의 정부의 대책 마련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상황이다. ‘에너지 지원 법제화’나 전기요금체계 개편을 통한 소상공인 ‘전용요금제 신설’ 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소상공인연합회 또한 최근 성명서를 통해 “PC방, 편의점 등은 손님이 없는 상태에서도 24시간 냉방기를 가동해야 하며 음식점, 카페, 미용실 등도 실외 온도가 올라갈수록 실내 온도를 낮춰야만 손님이 찾는 구조로 영업시간 내내 냉방기 사용이 불가피하다. 이에 소상공인 대부분이 ‘냉방비 폭탄’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소상공인이 체감할 수 있는 종합적인 정책을 정부가 마련하길 다시 한번 강력하게 촉구한다”라고 말했다.
이재영 기자 now@ggilbo.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