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이문고 교육봉사 동아리
석봉지역아동센터 찾아가
아이들과 영어퍼즐 맞추고
에코백 제작하며 재능기부

▲ 석봉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영어퍼즐 맞추기를 하고 있다.

대전이문고등학교(교장 김동춘) 학생들이 교육봉사로 지역 아동들과 행복한 동행을 이어가고 있다. 고교생이라고 얕보지 마시라. 훗날 교단에 선 자신의 모습을 그리며 입시와의 혈투를 벌이고 있는 예비교사들이다. 지난 25일 대전이문고 교육봉사동아리 에듀드림 학생들과의 동행에 나섰다.

오후 2시 무렵 대전이문고 근처에서 운영되는 석봉지역아동센터에 8명의 고교생들이 등장했다. 고교생들은 곧장 초등학생 15명 가량이 옹기종기 모인 교실로 향했다. 모두 인근 지역에서 초등학교를 다니는 저학년 학생들이다. 고교생들은 잠시 학생 신분을 벗어나 아이들과 함께할 선생님으로 변신했다. 오늘의 프로그램은 영어 퍼즐 맞추기와 에코백 제작.

선생님들은 4~5명씩 앉아있는 초등학생들 곁에 붙어 함께 영어 단어와의 숨바꼭질 게임을 시작한다. 한줄 한줄 영어 단어에 숨겨져 있던 퍼즐의 조각들이 맞춰질 때마다 아이들의 얼굴엔 자못 날아갈 듯 시원함이 가득하다. 아직 해야 할 프로그램이 많은데 워낙 열정적인 아이들 덕분에 고교생 선생님들도 힘든 기색 하나 보이지 않으니 그 맛에 교사를 꿈꾸나보다 싶다. 동아리 회장인 강소연(19) 양은 “교사를 생각하고 있지만 사실 학교 안에서는 아이들이 어떤 현실에 놓여있는지 쉽게 알 수 없었는데 그동안 이곳에서 교육봉사를 하면서 많은 것을 느끼게 됐다”며 “교권침해, 임용고시 등 교사에 대한 전망이 높지는 않지만 해보지도 않고 포기하는 것보단 최선을 다해서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의젓하게 말했다.

석봉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에코백 만들기를 하고 있다.
석봉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이 에코백 만들기를 하고 있다.

영어 퍼즐과의 한판승부를 마치고 아이들 앞으로 베이지색 에코백이 하나씩 놓인다. 고교생 선생님의 설명이 끝나기 무섭게 미술가가 된 아이들의 작품 활동이 본격화됐다. 하늘과 산, 마음 속에 숨겨온 누군가의 얼굴, 나만의 캐치프레이즈 등 에코백 위는 금세 아이들의 도화지가 돼 잠재했던 예술 감각으로 도배됐다. 이쯤이면 교육 봉사는 고교생 선생님들에겐 타인에 대한 배려, 세상에 대한 새로운 안목을 바탕 삼아 교사로 성장하는 밑바탕이 되고 아이들에겐 잠재력 발굴의 기회가 되니 모두에게 일석이조(一石二鳥)라 해도 되겠다. 김용찬(19) 군은 “프로그램을 계획할 때 공부나 수업을 중심에 두기보단 교구제작이나 놀이 활동을 위주로 짠다”며 “동아리 구성원들이 모두 교육 분야 진로를 희망하는 만큼 아이들을 위해 힘닫는 데까지 노력하겠다”고 웃어보였다.

한 시간의 프로그램이 마무리되고 아이들은 또 다른 고교생 선생님들과 대전이문고 과학실로 떠났다. 미래 과학자의 꿈을 키우러….

글·사진=이준섭 기자 ljs@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