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청소년 방치 땐 '사회의 위기'로 부메랑

 <글 싣는 순서>
① 사회가 손 놓은 법망 밖 청소년<3월 13일자 기사보기>
② 법망 밖 청소년…범죄 피해, 범죄 가해 뒤에야 실체 드러난다<3월 14일자 기사보기>
③ 연계되지 않는 보호 대책, 법망 밖 청소년은 사각지대<3월 15일자 기사보기>
④ 학교에 집중했던 교육·치안, 법망 밖 청소년 놓친다<3월 17일자 기사보기>
⑤ 음지 벗어나 다시 사회로…법망 밖 청소년 발굴 보호 대책 마련 시급

사회안전망에서 벗어난 ‘법망 밖 청소년’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이들을 비롯한 학교 안팎의 위기청소년 문제에 대해 정부차원의 일관성 있는 발굴·보호 대책 마련과 지역사회의 동참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최근 지역에서 범죄사건의 피해·가해자로 밝혀지며 존재가 확인된 ‘법망 밖 청소년’들의 공통분모는 ‘가족과 사회의 방관’이다. 일반 가정의 청소년에 비해 한부모 가정이나 조손가정, 보호자 없이 홀로 지내는 청소년은 법망 밖 범죄 발생 등의 문제에 있어 더욱 취약할 수 있다.

‘학교 밖 청소년 실태조사 최종보고서(2015)’에 따르면 “모든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지만 양부모 가정의 청소년보다는 한부모 가정이나 조손가정 청소년들에 대한 지원이, 그리고 이들 보다는 혼자 지내는 학교 밖 청소년들에 대한 지원이 더 시급하다고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동거인 없이 혼자 살고 있다고 응답한 청소년은 전체의 2.3%로 가장 적었지만 이 집단은 전체적으로 가장 부정적인 특성을 나타냈다”고 설명했다.

학교 안팎의 위기청소년, 그중에서도 법망 밖에 놓인 청소년들에 대한 발굴·보호와 지원 목소리가 나오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법망청소년을 비롯한 학교 안팎의 위기청소년 문제에 대한 근본적 해결을 위해서는 문제로 드러난 부처 간 정보연계, 단편적 정책 등의 문제점을 보완한 정부차원 대책 마련과 함께 현장 전문성 제고·민간기관 지원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윤철경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선임위원은 “여성가족부와 교육부 등 지원정책을 여러 부처별로 나눠 수행하고 있는데 기관 간 연계 및 정보공유가 부족하다. 학교밖지원센터는 정보제공, 인력 등에 있어 아직 준비가 안 돼 있고 법무부도 위기청소년 관리지침이 체계적으로 이뤄지지 않는 등 문제점이 많다”며 “우리 사회가 학교 안과 밖 위기청소년들이 비행이나 범죄로 가기 전에 이를 예방할 수 있는 책임을 가져야 한다. 단편, 분절된 정책에 대한 통합, 지역사회 협력체계 등 네트워크 형성, 현장 청소년 전문가 육성과 정부·지자체 차원의 지원과 청소년들이 이용할 수 있는 정보구축 사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의견을 제시했다.

청소년 문제 해결을 위한 체계적인 수행으로 주목받는 독일과 위기청소년 대안을 마련한 멕시코, 지난 1970년부터 브리지 프로그램을 통해 위기청소년을 지속적으로 지원한 미국의 모델은 우리사회가 참고해야 할 하나의 대안이라는 평가다. 국내에도 최근 의미 있는 진전이 감지된다. 경찰은 올해부터 ‘학교폭력’에서 ‘학교 밖 청소년’ 문제로 무게 추를 옮기고 있다. 학교폭력 발생률이 1% 미만으로 안정권에 접어든 상황에서 학교 밖 위기 청소년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선다는 것이 경찰의 방침이다.

나아가 지역 경찰은 지역주민과 함께 힘을 모으고 있다. 대전 중부경찰서는 최근 숙박업소 간담회를 개최해 관할 지역 내 100여 개 업소 업주와 가출청소년들의 이용 실태에 관한 의견을 교환했다. 충남경찰은 시군의 기업체와 MOU를 맺어 공식 관리되지 않은 청소년들에 대해 견학 제공, 지원 등을 할 계획을 세웠다. 이 같은 지역 경찰의 행보는 ‘지역 주민이 노숙청소년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게 교육, 또 지역주민이 새롭게 노숙생활을 시작한 청소년이 얼마나 되는지 모니터하는 역할 등을 수행하는 활동’을 하는 크루세로(Crucero) 프로그램(멕시코)과 비슷한 행보로 주목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은 위기 청소년 발굴과 지원을 위해 학교·NGO·숙박업소 등 지역사회와 협업하고 있다”며 “학교밖청소년 등 위기청소년은 가정이나 경찰, 정부만의 노력으로 해결될 수 없다. 이들 청소년들이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 차원의 애정어린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끝>

곽진성 기자 pen@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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