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군 육아·경제적 부담 해소, 희망의 작은 불씨 지폈다

세계적 경제 불황에도 국가가 건전한 경제성을 유지하기 위한 기본요건은 내수경기를 지탱해 나갈 수 있는 적정한 인구수가 절대적이다. 다시 말해 정치적·경제적 외세에 밀려 수출길이 막힌다 하더라도 자체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최소한 1억 명 이상의 인구가 뒷받침돼야 자국 경제가 흔들림이 없다는 경제이론을 참고하면 적정인구의 절반 수준인 우리나라의 입장에서는 저출산 문제의 극복이 시급하다.

그렇다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경제적·사회적 여건이 충족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무조건적으로 아이만 낳으라고 강요할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정부는 물론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이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때에 본보가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벌이는 연중캠페인은 젊은 부부들에게 신선하면서도 사명감을 갖게 해주는 청량제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예산군은 저출산 문제와 관련해 열악한 재정에도 불구하고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 조성’을 위한 다양한 시책을 내놓고 추진하고 있다. 본보는 예산군의 시책들을 중심으로 젊은 부부들이 안심하고 아이를 낳아 잘 키울 수 있는 길라잡이가 되고자 한다. 편집자

 

 [아이가 희망입니다] 금강일보 저출산 극복 연중 캠페인- 예산군     
예산군 육아·경제적 부담 해소, 희망의 작은 불씨 지폈다

전국 초등학교 절반이 초미니 학급
인구절벽시대 극복 인식 개선 활발
고교 무상교육 예산확보·조례 제정
저출산 대책 신선한 반향 일으켜

전국의 6285개 초등학교의 23%인 1437개 학교의 전교생이 60명 미만인 초미니학교가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나고 있는 추세여서 중앙정부는 물론 일선 자치단체들도 인구 늘리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으나, 이미 사회적으로 만연되고 있는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않고는 답이 없다. 양승조 충남지사도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아이 키우기 좋은 충남 만들기’ 사업을 민선 7기 역점시책으로 정하고 직원 후생복지와 복무지원, 인사 관련 정책을 발굴·추진하면서 출산을 앞둔 직원에게 출산용품 구입비 30만 원을 지급하고 임신한 직원에게는 전자파 차단기 등 출산용품까지 제공하기로 했다. 또한 임신한 직원에게는 나름의 휴식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그 기간과 관계없이 하루 2시간의 모성보호 시간을 부여하는 등 특별한 혜택을 주고 있다.

ㄴ 관련기사 [황선봉 예산군수 인터뷰 ] "일자리 늘리고 주민공감 보육환경 서비스 확대"

 

◆ 아이낳기 주저하는 까닭

그러나 단발적인 특혜를 부여한다고 해서 지금까지 아이 낳기를 기피해온 젊은 부부들이 당장 마음이 바뀌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아이 하나를 낳아서 대학교를 졸업시키고 자수성가 할 때까지 들어가는 비용이 최소한 3억 원 이상 소요된다는 통계를 감안하면 보통 20~30대에 결혼해서 아이 하나만 키운다 해도 농촌지역에서조차 내 집 마련은 절대 불가능하다고 젊은 부부들은 이구동성으로 하소연하고 있다.

문재인 정부도 일자리 창출에 사활을 걸면서 소득주도 성장정책을 펴고 있지만 ‘가난은 나랏님도 어쩌지 못한다’는 옛말처럼 극심한 사회적 저항에도 불구하고 근로자들의 소득을 높여 가계경제를 살찌우게 하면서 자연스레 출산을 장려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게 현실이다.
 

"나는 OO 아빠, OO 남편으로서 가사와 육아의 공동주체로 부부가 함께 행복한 가족문화, 아이와 부모가 모두 행복한 합리적 양육문화를 위해 도와주는 아빠에서 나부터 함께하는 아빠가 될 것임을 다짐한다." 예산군은 ‘함께하는 육아 다짐' 선서를 통해 가정의 화목한 분위기를 조성, 출산을 유도하고 있다.

◆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 조성이 급선무

최근 전국 자치단체별로 다양한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가운데 예산군이 이미 시행하고 있거나 계획하고 있는 저출산 극복을 위한 아이디어들이 눈길을 끌고 있다.

예산군은 우선 지난해 9월부터 올 10월까지 시범적으로 예산읍 관내 금오·예산·중앙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결혼과 출산의 의미를 인형극을 통해 전달해 주고 있다. 국가가 건전하게 발전하고 부유해지기 위해서는 적정수(1억 명 이상)의 인구가 기본적으로 뒷받침돼야 한다는 사실을 유아 발달기부터 인식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예산군이 두 번째로 시행하고 있는 ‘어쩌다 아빠’라는 프로그램도 젊은 부부들로부터 적지 않은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지금까지 아이의 주 양육자가 엄마라는 편견을 깨고 단순히 도와주는 육아가 아닌 함께하는 육아 상을 정립해주는 것이다.

‘함께하는 육아 다짐문’을 작성해 아빠와 함께 하는 육아활동을 적극 장려해 과중한 육아로 인해 아이 낳기를 싫어하는 엄마의 고충을 덜어주는 프로그램도 젊은 층들에게 신선하게 다가가고 있다. ‘나는 OO 아빠, OO 남편으로서 가사와 육아의 공동주체로 부부가 함께 행복한 가족문화, 아이와 부모가 모두 행복한 합리적 양육문화를 위해 도와주는 아빠에서 나부터 함께하는 아빠가 될 것임을 다짐한다’는 선서를 통해 자연스럽게 가정의 화목한 분위기를 만들어 줌으로써 출산을 유도해 나간다는 것이다.
 

예산군은 지난해 9월부터 올 10월까지 시범적으로 예산읍 관내 금오·예산·중앙초등학교 저학년을 대상으로 결혼과 출산의 의미를 인형극을 통해 전달해주고 있다.

◆ 경제적 부담 덜어주는 정책 시급

아빠가 육아에 능동적으로 동참함으로써 새롭게 피어나는 화목한 가정 속에서 아이 하나 더 갖고 싶어 하는 충동까지는 성공했다 치더라도 아이가 성장할 때까지 감당해야 하는 경제적 부담감을 덜어줄 수 있는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 가계경제에서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자녀들의 교육비와 의료비 등 사회적 경비를 국가가 부담해주는 캐나다 등처럼 국가적인 재정이 풍부하면 몰라도 출산장려금 정도 올려주는 혜택만으로는 아무리 육아를 분담하는 분위기가 확산된다 해도 현재의 국가 재정 형편이나 산업구조로는 아이 하나 더 낳겠다고 선뜻 나서는 부부는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높다.

예산군이 올부터 본격 시행에 들어간 ‘이이 키우기 좋은 예산 만들기’ 시책이 이 지역 젊은 부부들에게 희망의 작은 불씨가 되고 있다. 군은 지난 16일 제247회 예산군의회 임시회에서 ‘예산군 고등학교 수업료 지원에 관한 조례’가 통과됨에 따라 올해부터 본격적인 고등학교 무상교육을 위한 유관기관과의 협의와 예산 확보, 조례 제정 등 제반 준비를 마쳐 놓고 있다.

이에 따라 예산군 관내 고등학교 전체 학생들에게 수업료와 학교운영비, 교과서비 등을 전액 지원하게 된다. 군은 고교수업료 8억 1400만 원을 비롯해 고교무상급식비 11억 9100만 원 등 이들에게 지원할 87억여 원의 예산을 확보해놓고 있는데 이어 예산사랑장학회를 통해 1억 7200만 원의 장학금도 지급할 계획이다.
 

◆ 신혼부부 전세금 대납

군은 이밖에도 산후 우울증 예방 차원에서 출산축하 상품권과 출산 후 무너진 정신·신체적 건강 회복을 돕는 운동비를 지원한다. 또 내포신도시에 시설되어 있는 장난감 도서관인 ‘키움노리’ 연회비를 지원하고 아빠와 함께 인라인 스케이트 타기, 겨울 스키캠프 등 아빠와 즐길 수 있는 놀이문화를 대폭 확충해 나가고 있다.
특히 전세자금이 부족한 신혼부부들에게 전세금을 대신 내주고 전세가 끝나면 돌려받는 구조의 ‘신혼부부 전세자금 대납’ 시책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예산군이 추진하고 있는 저출산 대책들이 하나씩 결실을 맺어가면서 젊은 부부들에게 새로운 활력의 돌파구가 돼 가고 있다.

예산=이회윤 기자 leehoiyun@ggilbo.com

저작권자 © 금강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