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능검증과정서 누군가 약제 살포
멀쩡하던 소나무 고사, 결과 못 얻어
통영 검사장선 ‘모두베기 지시’의혹
산림청 “그런 통보한 적 없다” 부인
산림청의 사찰 의혹과 함께 천적백신 검증 과정에서 수차례 조작·방해가 있었다고 대덕바이오는 주장하고 있다.
재선충병 천적백신(예방·치료)을 개발한 대덕바이오는 2000년 성창근 충남대 식품생명공학과 교수 주도로 설립된 바이오기업(충남 금산)으로 천연물·미생물 기반의 바이오 신소재를 개발해왔고 특히 소나무 재선충병 방제(예방)에 주로 사용되는 일본산 아바멕틴이 지난 20여 년간 사용됐음에도 방제효과가 미미한 것에 착안해 2015년 세계 최초로 소나무 재선충병 천적백신을 이용한 ‘G810’ 제품을 개발했는데 개발과정에서부터 산림청의 지속적인 방해가 있었다는 거다. 이 제품은 충청권을 비롯한 전국 언론에서 다퉈 보도했을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대덕바이오에 따르면 성 교수는 2010년 산림부문 R&D 사업에 참여할 당시 ‘강력한 소나무재선충 살충물질을 이용한 소나무재선충 방제약제 개발’과 관련해 산림청의 특별감사를 받았는데 산림청은 ‘연구개발 결과 극히 불량’, ‘정당한 절차 없이 연구내용을 부설·유출’ 등을 사유로 ‘산림과학기술개발사업 참여제한 5년’이라는 징계를 내렸다. 당시 산림청은 정당한 조처였다는 입장을 보였다.
석연치 않은 사건이 잇따랐다. 대덕바이오가 2014년 이래 제주지역의 소나무 재선충 감염목을 수십 그루 살려낸 바 있어 2015년 5월 객관적으로 검증하고자 제주도의회 주관 하에 산림청과 검증단을 설립, 소나무 60그루를 대상으로 예방·치료시험에 돌입했는데 3개월간은 고사목이 발견되지 않았으나 갑자기 38그루가 고사되는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해당 검증단지 주변엔 출입금지 현수막이 걸렸음에도 누군가 진입해 약제를 뿌리는 CCTV가 발견됐다. 당시 제주지방검찰청은 업체 측의 진성에 내사를 벌였지만 ‘증거 없음·불기소처분’을 내렸다. 이에 대해 산림청은 “2015년에 추진된 대덕바이오 검증은 객관적인 검증을 위해 산림청, G810 연구팀, 환경단체, 학계, 기타 전문가 등으로 검증단이 구성돼 객관적으로 추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조작·방해 의혹을 부인했다.

대덕바이오는 중국 베이징 임과학원 측과 중국 황산에서 진행 중이던 공동연구도 산림청 측의 출장 방문으로 방해받았다고 주장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대덕바이오는 3년째 국립공원관리공단과 함께 경남 통영 화도지역에서 천적백신의 효능 검사를 진행해왔는데, 첫해 당시 산림청 산림병해충방제과 관계자로부터 ‘어차피 다 고사될 것’이라는 부정적 견해를 들었다. 이 같은 사실은 대덕바이오 측이 문제 제기한 민원 문서에도 담겼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고발자는 “공단에서 천적백신의 효능을 검증하는 것을 산림청이 못마땅해하더라. 오히려 조금이라도 효과가 있다면 산림청이 도와야 할 일이 아닌가. 무려 900여억 원을 백신개발 예산으로 사용했음에도 결과를 내지 못해 국감에서 뭇매를 맞은 게 산림청이지 않은가”라며 “올해 화도지역의 3차 분석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도 재선충병이 확산될 수 있다는 것을 이유로 모두베기할 것이라는 산림청 측의 통보가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다. 검증을 막겠다는 뜻으로 봤다”라고 혀를 찼다. 산림청은 이에 대해 ‘검증지역에 대한 모두베기를 통보한 적 없다’고 밝혔다. 화도지역의 3차 분석 결과는 예정대로 나올 예정이다.
정은한·박정환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