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디오고 조타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에 루이스 디아스가 추모의 메세지를 전했다.
지난 4일, 루이스 디아스는 자신의 SNS에 다음과 같은 글을 올리며 조타의 죽음을 추모했다.
"말로 표현할 수가 없네요. 마음이 너무 아픕니다. 경기장 안에서의 그의 모습뿐만 아니라, 경기장 밖에서의 그의 모습까지 생각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절대 잊지 못할 행동들이 있는데, 디오고가 제게 만들어 준 그 행동은 평생 제 마음속에 남을 것입니다. 루치(조타의 아내), 세 아이들, 그리고 그의 가족 모두에게 깊은 위로를 전합니다. 디오고와 안드레, 부디 평안히 쉬세요"
디아스와 조타의 사이는 누구보다 각별했다. 지난 2023년, 디아스의 부모가 콜롬비아와 베네수엘라 접경 도시인 바랑카스에서 무장 괴한들에게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디아스의 부모가 탑승한 차량이 괴한들에게 붙잡혀 행방불명됐고, 약 한 시간 뒤에야 모친만 풀려났다.
그의 부친은 여전히 납치된 상태였다. 콜롬비아 정부는 이에 대해 다음과 같은 성명을 발표했다.
"디아스 부모 납치 사건은 콜롬비아 민족해방군(ELN)이 주도했다. 해당 사건은 콜롬비아 라과히라주 바랑카스에서 벌어졌다. 납치는 국제법을 위반한 명백한 범죄다. ELN은 정부와 평화 협정에 따라 디아스 부친을 풀어줘야 할 것이다"
리버풀 구단은 디아스의 심신 안정을 위해 훈련과 경기에 참여하지 않도록 조치를 취하고 휴식을 권유했다.

이후 조타는 지난 2023-20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0라운드 노팅엄 포레스트전에서 전반 31분 자신의 EPL 통산 50호골을 기록한 직후, 담담한 표정으로 벤치로 달려가 디아스의 이름이 적힌 유니폼을 높이 들어 올렸다. 팬들은 박수로 이에 응답하며 응원했다. 디아스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조타의 세리머니 사진을 올리며 고마움을 전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조타는 이렇게 밝혔다.
"정말 힘든 상황입니다.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원래는 디아스가 뛰기로 돼 있었는데, 제가 그를 대신해 출전하게 됐습니다. 우리가 그와 함께하고 있고, 모든 것이 잘되길 바란다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어서 그의 유니폼을 들었습니다"
이후 영국 루턴의 케닐워스 로드에서 열린 2023-24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11라운드에서 후반 38분에 교체투입된 디아스는 후반 추가시간에 하비 엘리엇이 올려준 크로스를 헤더슛으로 연결해 1대1 동점을 만들었다. 극적인 골을 넣었음에도 디아스의 표정은 밝지 않았다. 무거운 표정으로 유니폼 상의를 들어올려 메시지를 보여줬다. 흰 티에 ‘아버지에게 자유를’이라는 문구를 적은 것이다. 리버풀 동료들이 디아스를 끌어안고 위로했다.

그렇게 따뜻한 마음으로 동료를 위로했던 조타에게, 믿기 힘든 비극이 찾아온 건 지난 3일이었다.
포르투갈 매체 헤코르드의 보도에 따르면, 디오고 조타는 지난 6월 22일 포르투에서 결혼식을 올렸고, 이후 주말에는 친구의 결혼식에도 참석했다. 조타는 어제 아내와 세 아이들과 함께 점심식사를 한 뒤 리버풀로 복귀하기 위해 이동하던 중이었다.
조타는 폐에 문제가 생겨 최근 수술을 받았고, 의료진으로부터 압력 변화로 인해 당분간 비행기를 타지 말라는 권고를 받은 상황이었다. 그에 따라 조타는 포르투에서 산탄데르까지 차량으로 이동한 후 배를 타고 영국으로 건너가 리버풀까지 다시 차량으로 이동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현지 경찰은 스페인 사모라 지역을 지나던 중, 조타와 그의 동생이 탑승한 람보르기니 차량이 다른 차를 추월하려다 타이어가 터지면서 도로를 이탈했다. 차량은 이내 화염에 휩싸였고, 두 사람 모두 그 자리에서 사망했다고 밝혔다.
조타의 비보에 축구계뿐만 아니라 정계에서도 깊은 애도의 물결이 이어졌다.

영국의 키어 스타머 총리는 공식 추모 메시지를 통해 조타를 기리며 유가족과 리버풀 구단, 팬들에게 위로를 전했다. 스타머 총리는 “디오고 조타는 단지 훌륭한 선수였을 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는 인물이었다”며 그의 인성과 열정을 높이 평가했다. 영국 부총리 안젤라 레이너도 조타를 추모하기 위해 직접 리버풀을 방문했다. 그는 안필드를 찾아 조타를 추모했다
포르투갈 루이스 몬테네그루 총리는 조타의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직후 발표한 성명에서 “예기치 못한 비극적인 사고로 두 형제를 잃었다. 이 슬픔은 축구계를 넘어 국민 모두의 고통”이라며 “디오구 조타는 포르투갈 축구의 희망이었고, 그의 헌신과 열정은 많은 이들에게 영감을 줬다. 유족에게 깊은 위로를 전한다”고 밝혔다. 대통령 마르셀루 헤벨루 지 소우자도 성명을 통해 “오늘은 우리 모두가 슬픈 날이다. 조타는 단지 축구선수가 아니라, 포르투갈을 대표했던 인물이었고, 우리 사회의 자랑이었다”고 추모했다.
리버풀 주장 버질 반 다이크와 앤디 로버트슨을 비롯한 팀 동료들 역시 각자의 SNS와 인터뷰를 통해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반 다이크는 “믿을 수가 없다.우리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당신을 그리워하고 결코 잊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고, 로버트슨은 “이별을 하게 된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내 삶에 함께해 줘서 더 나은 삶을 만들어줘서 고맙다”이라고 추모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맨체스터 시티, 첼시, 토트넘, 울버햄튼 등의 프리미어리그 구단들도 리버풀과 조타의 가족을 향해 추모 메시지를 전했다.

조타가 몸담았던 포르투갈 국가대표팀 동료들도 SNS와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슬픔을 전했다. 주앙 칸셀루, 베르나르두 실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등은 조타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애통한 심경을 드러냈다.
지난 4일 포르투칼과 스페인의 UEFA 여자 선수권대회 경기 전에 앞서 1분간의 묵념을 진행하며 조타 형제의 죽음을 기렸다.

현재 안필드에는 조타의 사진과 꽃, 팬들의 메시지로 가득한 추모 공간이 마련되었고, 수많은 팬과 관계자들이 그곳을 찾아 조용히 고인을 기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