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 판교면 심동리 월봉마을은 2014년 단 2개월간의 도랑살리기 사업을 통해 송사리가 노니는 옛 시골도랑의 모습을 되찾았다.

이 마을에 흐르는 월봉도랑은 심동천을 거쳐 종천저수지로 흘러들어 가고 여기서 다시 판교천을 거쳐 서해로 흘러들어간다.

마을에서 바닷가까지는 불과 5㎞ 남짓 떨어져 있다.

그래서 이 마을 도랑의 오염은 인근 농지에 농업용수를 공급해주는 종천저수지의 오염으로 연결되고 더불어 서해의 오염과도 직결된다.

마을 도랑을 살려내기로 결심한 월봉마을 주민들은 서천군에 사업신청을 해 대상지로 선정됐다.

군과 도에서 각각 1500만 원씩 모두 3000만 원이 사업비가 지원됐다.

이 돈으로 주민들은 주민교육과 정화활동을 벌인 것을 비롯해 호안을 정비하고 여울을 조성했다.

또 수생식물과 조경수를 심어 도랑 주변을 산뜻하게 꾸몄다.

물길을 바로잡은 길이는 280m, 호안을 정비한 것은 42m이다.

여울 2식을 조성하고 빨래터도 재현했다. 호안에는 2단으로 화단을 구성했다.

부들 300본과 꽃창포 300본, 미나리 320㎏을 곳곳에 심었다.

측백나무 40주도 도랑 근처에 심었다.

주민들이 힘을 모아 수거한 도랑의 쓰레기만 320㎏에 이르렀다.

사업이 진행되기 전과 마치고 난 후까지 3차례에 걸쳐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 진행됐다.

청양군 대치면 산꽃마을로 우수사례 견학을 다녀왔고, 2차례에 걸쳐 교육과 환경실습을 실시했다.

한 번 교육을 받을 때마다 주민들의 환경의식은 눈에 띄게 개선됐다.

주민들의 사업 참여가 적극적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사업은 단 2개월 만에 모두 마무리될 수 있었다.

단 2개월 만에 마을의 모습은 상전벽해를 연출했다.

처음에 도랑을 정비한다고 했을 때 반신반의 하는 주민들도 많았다.

도랑 하나 치운다고 뭐가 달라지겠느냐고 말하는 주민들도 있었다.

하지만 도랑을 치우고 나니 마을의 모습은 확연히 달라졌고, 주민들 스스로도 놀라울 따름이었다.

주민들은 마을에 대한 애정이 더욱 커졌다고 도랑살리기 사업의 성과를 평가한다.

도랑지킴이 역할을 맡은 백찬기 이장은 “주민들이 협심해서 교육과 작업에 적극 참여해줌으로써 다른 마을에서 10여 개월씩 소요되던 사업을 불과 3개월 만에 모두 끝마칠 수 있었다”며 “주민들의 애향심을 한껏 끌어올리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김도운 기자 8205@gg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