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성적인 주민들의 힘, 마을 바꿨다

보령시 미산면 도흥리는 보령댐과 인접한 마을이다.

충남 서부지역 8개 시군에 식수를 비롯한 생활용수를 보급하는 보령호는 충남 서부지역민들의 생명수이다.

그래서 도흥리 주민들은 충남 서부지역 생명수를 지키는 파수꾼이다.

보령호로 유입되는 여흥천을 끼고 있는 도흥리 주민들은 여흥천을 보다 깨끗하고 아름다운 도랑으로 만들어 보령호를 지켜내고 더불어 마을의 환경을 살려내기 위해 도랑살리기 사업을 추진했다.

시비와 도비 각 1500만 원씩 모두 3000만 원의 예산을 지원받았고, 이를 통해 대대적으로 도랑 정비에 나섰다.

마을 도랑살리기 사업이 모범적으로 끝났다는 아산 창터마을로 주민 모두가 견학을 다녀왔다.

그리고는 마을회관에서 2차례에 걸쳐 교육을 겸한 회의를 진행했다.

그러면서 사업의 윤곽을 잡아나가기 시작했다.

2014년 4월부터 11월까지 8개월에 걸쳐 350m의 마을 도랑을 정비했다.

마을 주민들은 모두 3차례에 걸쳐 주변 잡초를 제거하고 쓰레기를 치우는 것으로부터 사업을 시작했다.

이어 전문 업체를 동원해 도랑을 준설하고 도랑에 있던 폐콘크리트를 걷어내는 일을 했다.

그리고는 전석을 쌓아 마무리를 했다.

도랑 앞에는 도랑살리기 안내판을 제작해 설치했다.

불과 350m 구간의 도랑을 정비했을 뿐인데 마을 환경은 놀라보게 개선됐다.

주민들 스스로가 이 같은 성과가 나타날지 예상하지 못했다.

스스로 자신들이 살고 있는 마을을 청정지역이라고 생각했고, 별다른 정비가 필요 없다고 생각했었지만 막상 손을 대보니 허점 투성이였다.

오랜 세월 퇴적한 오염물질이 도랑 바닥에 쌓여있었고, 잡초가 우거져 도랑에 접근하기조차 쉽지 않았다.

대대적으로 도랑을 정비하고 나니 마을 분위기가 한결 산뜻해졌다.

주말 시간을 이용해 마을을 방문한 자손들도 달라진 마을의 모습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마을 도랑을 합심해 살려낸 이후 마을 일을 공동의 힘으로 함께 풀어가야 한다는 주민들의 의식은 고취됐다.

이제 어떤 일도 힘을 모으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청정마을의 명성을 지켜갈 수 있게 된 것이 너무나 기쁘다는 것이 마을 주민들의 일관된 소감이다.

도랑지킴이 임환빈 이장은 “충남 서부지역 8개 시군의 생활용수인 보령호와 인접한 마을로 이번 도랑살리기 사업을 통해 청정 이미지를 제대로 살려낸 것 같아 마음이 뿌듯하다”며 “어렵게 살려낸 도랑을 주민이 합심해 잘 지켜내겠다”고 말했다.

김도운 기자 8205@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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