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살린 도랑…"방송도 탔어요"

아산시 둔포면 신항리는 충남의 북쪽 끝으로 경기도 평택과 접경을 이루는 곳이다.

아산만 방조제와 방조제로 인해 생겨난 담수호인 아산호와도 가까운 거리에 위치해 있다.

주변에 빠르게 산업화가 진행되면서 옛 모습을 잃어가고 있지만 신항2리 문작골마을 주민 54명은 누구보다 강한 애향심을 앞세워 마을을 지켜가고 있다.

그러나 주변 개발과 더불어 마을주민들의 무관심 속에 도랑이 제 기능을 잃어가고 있는 것은 여느 시골마을과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도랑을 살려내고자 주민들은 충남도와 아산시가 시행하는 ‘도랑살리기운동’에 신청서를 접수해 마을 실개천을 복원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2015년 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마을은 지난 2월부터 도랑살리기 운동에 모든 주민이 나서 준공을 앞두고 있다.

충남도와 아산시는 각각 1500만 원씩 모두 3000만 원의 사업비를 마을에 지원해주고 주민들이 주도적으로 도랑을 살려낼 수 있도록 도왔다.

마을 도랑은 상류에 영농폐기물과 생활폐기물을 즐비하고 오염도 심한 상태였다.

중류도 토사가 퇴적된 데다 잡풀이 우거져 물 흐름이 방해를 받고 있는 상태로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었다.

주민들은 도랑을 과거의 모습으로 복원시키겠다는 각오를 다지며 도랑살리기 운동 실천다짐대회를 가졌고 자발적으로 참여해 일손을 도왔다.

주민 수도 적고 노령화돼 있는 마을이 도랑살리기에 나선다는 소식을 전해 듣고 인근의 기업체가 도움의 손길을 뻗었다.

기업 직원들이 마을을 방문해 일손을 도왔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마을의 모습은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지난 6월에는 SBS ‘물은 생명이다’ 프로그램에 소개되기도 했다.

도랑의 변화로 인해 마을의 변화를 실감한 주민들은 현판을 세웠고, 곳곳에 솟대도 세웠다.

도랑 주변에 화단도 만들고 꽃도 심었다.

악취로 진동하던 마을 도랑은 맑은 물에 송사리가 노니는 모습으로 변화했다.

도랑에 모여 앉아 맑은 물에 손을 씻으며 주민들은 감격스러워 어쩔 줄을 몰랐다.

천안아산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도 문작골 마을의 변화를 모범 사례로 소개하며 수시로 마을을 방문해 주민들을 격려해주었다.

도랑 지킴이 이준희 이장은 “무더위 속에 진행된 도랑살리기 운동에 모든 주민이 적극 참여해 이제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랑을 가진 마을이 됐다”며 “도랑 하나 치웠을 분인데 마을이 이렇게 달라질 줄은 몰랐다는 것이 주민들의 한결같은 평가이다”라고 소개했다.

김도운 기자 8205@gg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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